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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해외발 위기 넘어 '재도약 원년' 초석 마련할까
중국 대응 TF팀과 미국 대규모 투자 등…상반기 부진 떨칠 전략 관심
2017-07-13 06:00:00 2017-07-13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2017년은 현대자동차 창립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 50년을 향한 재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 3월 17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밝힌 인사말이다. 그로부터 4개월여가 지났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 회장이 미래 50년 재도약 원년으로 지정한 2017년 상반기가 지난 셈이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정 회장이 강조했던 재도약 원년이 되기까지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전년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는 47%, 미국 시장에서는 8.6% 하락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판매량이 1년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150여명(현대차 100여명, 기아차 5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했다. 참여 인력은 주로 연구·개발(R&D), 상품, 마케팅 소속으로 본사에서 직접 관리한다. 이들은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총체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또 예측할 수 없었던 변수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가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현대차그룹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최대시장인 중국을 넋 놓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돌입한 것이다.
 
미국 시장도 중국 시장에 비해 덜 심각할 뿐이지 위기인 건 마찬가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발언이 자동차업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이상 현대차그룹의 추가적인 타격까지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공장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게 징벌적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는 언포에 직면한 바 있다. 
물론 현대차그룹은 이와 별도로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오는 2021년까지 미국에 31억달러 투자를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투자액(21억달러)보다 10억달러 더 많은 액수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하고, 31억달러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도 급변하는 정세와 리스크 속에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7~18일로 예정된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정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해외법인장 50여명을 불러 회의를 열고 지역별 실적과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회의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판매량 개선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자리에서 하반기 전략에 대한 정 회장의 새로운 주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 시장 대응을 위한 TF팀을 꾸리고 미국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이 시장에 먹혀들기 위해선, 해외법인장 회의를 통한 시장을 냉철히 분석하고, 50년을 성장할 대책 마련 등 해외 시장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대응이 다각도로 펼쳐져야 할 것이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노력이 해외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선 위기를 돌파할 특단의 카드가 필요해 보인다. 정 회장이 강조한 "미래 50년 재도약 원년"이 되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 해외 실적 반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 긴밀한 대응책이 주목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부회장.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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