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3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또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충분히 예상했던 시나리오인 만큼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큰 변동성은 없었고, 금리하락과 달러화의 소폭 약세, 원화 등 주요국 통화강세가 보이는 등 시장에서 큰 변동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날 한은 본관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는 이번 연준의 결정이 호키시(매파적)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지만 6월 금리인상과 옐런 의장의 발언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로 하락 출발한 후 전날 종가(1123.9원) 부근인 1124.1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범위도 1119.1원에서 1124.8원으로 좁게 형성되며 변동성을 낮게 나타냈다.
다만 코스피, 코스닥 시장은 전날보다 각각 10.99포인트, 1.77포인트 내린 2361.65, 669.82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라기보다는 최근 국내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피로감이 누적돼있는 상황에서 차익실현 기회가 마련되면서 거래가 이뤄진 결과라는 해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올해 중으로 한 번 더 할 것으로 예고했고, 보유자산 재투자 규모 축소도 연내에 할 것이라고 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매파적(긴축선호)인 모습을 보였지만 월간 재투자 축소 한도나 소비자물가 지표 부진 등을 감안하면 통화정책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요소가 관찰되면서 달러화 약세를 자극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이 시장에서 예상됐던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심은 오히려 전보다 구체화된 보유자산 축소의 영향에 쏠렸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연내에 4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자산 축소 일정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보유자산 축소는 그동안 풀렸던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뜻으로 '긴축'을 의미한다.
고 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보유자산 축소 관련 언급도) 시장에서 예견됐던 상황이지만 과거와 다르게 꽤 구체적인 멘트가 있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착실히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다만 미 연준이 보유자산을 급격히 늘리기 이전인 2008년 수준까지 축소를 많이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미 연준이 언급한 보유자산 축소 계획을 분석하며 "연준이 향후 2년 동안 보유자산을 6750억달러 줄일 경우 기준금리를 매년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감안하면 보유자산 축소는 연간 기준금리 1회 인상 효과가 있다"고 추정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연1.25%)가 미 기준금리 상단과 같아지면서 한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은의 동결기조가 이어지고 미 연준이 빠르면 9월 추가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면서 자본유출 우려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당분간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제상황이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에 따라 누적돼온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둔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추이. 그래픽/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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