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파이낸스)공사채 발행 재개에 '촉각' 곤두선 회사채 시장
올해 10대 공기업 채권발행 약 30조…4년만에 발행규모 증가 전환
2017-05-14 09:19:29 2017-05-14 09:19:56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공사채 발행 재개를 둘러싸고 회사채 시장의 고민이 커졌다. 2013년 말 시작된 정부의 강도 높은 공공기관 부채감축 정책이 올해 매듭지어 지는데다 이달 새 정부 탄생이 맞물리면서 공기업의 채권 발행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오면서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요 우량채 공급원인 공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 확대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사채 발행을 주도하고 있는 10대 공기업의 올해 채권발행 규모는 약 30조원에 달한다. 공사채 발행규모는 2012년 61조원을 기점으로 지난해 17조40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3년 말 있었던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과 이듬해 7월부터 시작된 공사채 총량제로 공공기관들의 부채 감축이 시작되면서다. 부채 감축의 방법은 자산매각과 사채 발행 축소다. 이는 회사채 시장의 ‘큰 형’ 격인 공사채 시장 축소를 불러왔고 공사채 발행 잔액은 현재 208조7000억원대로 2014년 말 대비 약 40조원 정도 감소했다.
 
그러던 발행 규모가 올해 증가 추세로 전환한다. 연말까지 36조2000억원 규모의 만기 도래 물량을 감안하면 순발행으로의 전환은 아니지만 업계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한다.
 
공사채 발행 재개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공기관 부채감축에 따른 발행여력의 확대고 또 하나는 정권 교체 이후 공공기관의 자금조달 확대가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지난 3년 부채중점관리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큰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주요 3개 업체의 부채 축소 규모는 약 18조원이다. 부채비율의 절대 수준이 여전히 높지만 광물자원공사나 수자원공사, 석유공사를 제외한 업체의 부채비율은 대부분 감소했다.
 
특히 단기자금조달 수요가 적었던 공기업들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점이다. 올 초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전자단기사채 발행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4월 말 기준 약 10조원 규모로 발행한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 2년간 공사채 발행이 전혀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오랜 기간 힘겨운 관리를 통해 공기업 부채를 감축했고 이제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데에 시장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환경 또한 우호적이어서 발행 후 유통에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살펴봐야 한다. 다시금 무리하게 공기업 부채를 확장하는 것 또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하반기 공사채 발행 확대로 회사채 시장이 지난 2014년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회사채 발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올 들어 전체 발행 금액이 축소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상승에 대비한 하반기 차환 대상 금액도 선발행에 나서고 있어서다. 통상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발행이 적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회사채 발행은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보고 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사채 발행이 재개됨과 동시에 회사채 발행도 증가한다면 크레딧 시장은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 다만 상반기 선발행으로 인한 회사채 발행 부진은 이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량 크레딧 스프레드의 소폭 확대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 초우량물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더했다. 김 연구원은 “섣부른 고민일 수 있지만 공사채 발행 재개의 변곡점이 될 근거들이 감지되는데 이는 보이지 않는 위험일 수 있다. 지난 3년간의 시장 패러다임 변화가 막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월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위축됐던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는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4월 한 달 회사채 3년물(AA-) 크레딧 스프레드는 1.8bp(1bp=0.01%p) 축소됐다. 회사채 발행시장의 재개와 연기금의 투자 복귀가 시장 심리 개선을 주도했으며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예상보다 빠르게 치유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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