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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자 대결 확정…경제민주화·재벌개혁 공감대…'사드'등은 극단적 차이
'4년중임제 임기내 개헌' 다수 동의…사드배치·박근혜 사면 문제는 극명하게 입장 갈려
2017-04-04 17:47:14 2017-04-04 17:47:14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19대 대선에 나서는 후보들의 1차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이들의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후보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에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개헌(권력구조 개편과 수도이전) 문제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적폐청산(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등) 문제와 경제민주화(재벌개혁) 문제, 여기에 일자리 창출 방안 등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먼저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문 후보는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데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원집정부제와 권력 축소형 대통령제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홍 후보는 집권하면 권력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먼저 국민의 뜻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4년 중임제로 가야 된다고 밝혔고, 심 후보는 대선 이후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안 후보만 청와대와 국회가 함께 세종시로 이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국회 이전 정도는 가능하다고 밝혔고, 심 후보는 국회 분원과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해야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국회 분원 설치를 강조했고, 홍 후보는 헌법 개정시 검토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만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보수와 진보 양쪽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에서 논의해야 된다고 밝혔고, 안 후보는 완전 백지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나머지 후보는 찬반이 극명했다. 유 후보는 사드 배치를 적극 찬성했고, 홍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심 후보만이 유일하게 사드 배치를 반대했다.
 
아울러 적폐 청산 문제와 관련, 진보 후보와 보수 후보가 서로를 적폐라고 지적해 눈길을 끈다. 문 후보는 모든 적폐는 적법 절차에 따라 청산해야 된다고 말했고, 심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좌파 10년 집권에 따른 적폐가 더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서도 진보 후보와 보수 후보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말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심 후보는 한 발 더 나아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거론하는 정치인이 적폐라고 비판했다. 반면 홍 후보는 유죄 확정이 되면 사면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고, 유 후보는 법 심판 후 국민 요구가 있으면 검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후보가 공감을 표시했고, 나름의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등을 통해 경영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지주회사제도가 기업승계에 악용되지 않도록 자회사 지분 의무 소유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재벌총수에 대한 사면권은 제한하고 ‘준조세 금지법’ 제정도 약속했다. 안 후보도 재벌 견제를 위해 악의적 불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비리기업인은 사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도 갑을관계 근절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재벌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 편취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복권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도 재벌 총수 1인의 전횡을 방지하고, 정경유착을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홍 후보는 기본적으로 재벌의 ‘나쁜 짓’은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재벌 자체를 죄악시하는 문화는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문제는 우리 사회의 최대 난제라는 점에서 각 후보별 세부적 공약들이 마련된 상태다. 문 후보는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5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했다. 여기에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도 설치할 계획이다. 심 후보도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공공부분 일자리 확충 등 문 후보와 비슷한 공약을 내 걸었다.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에 집중한다. 특히 일자리 질적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에 정책의 방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유 후보의 일자리 공약은 ‘창업하고 싶은 나라’로 요약된다. 창업교육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창업 인재 육성 등을 통한 창업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 벤처캐피털 요건 완화 등을 통해 벤처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홍 후보는 정부는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뿐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민간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문 후보의 공공 일자리 창출 공약을 강하게 비판하며 공무원 감축 등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5자 대결로 19대 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는 존재한다. 가장 큰 변수이자 한쪽에서는 상수라고도 평가하는 것이 후보 단일화다. 다자 구도에서는 문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지만, 문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라 이번 대선판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거론 대상은 홍 후보와 유 후보, 그리고 단일화 ‘키맨’으로 불리는 안 후보다. 이들 3명의 후보가 어떻게 이합집산을 하느냐에 따라 이번 대선 판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특히 여론조사 등을 통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 대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는 안 후보가 뜻을 접고 단일화에 응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후보 단일화와 함께 거론되는 또 다른 변수는 제3지대 세력의 향후 진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여기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등은 최근 ‘통합 정부’ 구성 등을 합의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5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 이들이 향후 어느 세력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대통령 묘역의 너럭바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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