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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텃밭' 영남 경선서 압승 "이변은 없었다"
'60% 득표' 목표 달성으로 3연승…과제는 "안희정·이재명 끌어안기"
2017-03-31 18:58:51 2017-03-31 18:58:51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31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영남권역 경선은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을 확인하는 자리에 다름없었다. 지난 호남·충청 경선에 이어 영남 경선에서도 타 후보들을 압도하는 승리를 거둠으로써 추가 결선투표 없이 내달 3일 서울·강원권역 경선에서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29일 충청권역 경선 종료 후 “영남과 수도권 경선에서 각각 60% 가량의 득표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남에서 60.2%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고 안희정 후보의 텃밭인 충청에서도 득표율 47.8%로 2위 안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한 기세를 유지하겠다는 바람을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바람은 문 후보가 65%에 가까운 득표율을 올리며 현실이 됐다.
 
경선 시작 전부터 이같은 결과는 예견됐다. 행사 장소인 부산 거제2동 부산실내체육관을 찾은 지지자 수에서부터 문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총 8000여명의 민주당 대의원과 지지자들이 행사장에 입장한 가운데 2층 스탠드에 마련된 지지자석의 절반 가량을 문 후보 측이 차지했다.
 
문 후보도 이날 정견발표에서 “영남의 압도적 지지가 필요하다. 호남과 충청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셨으니 영남에서 더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셔야 ‘문재인이 대세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말로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와 이재명 후보 측에서 '문 후보 영남권역 지지율을 55% 밑으로 묶으면 수도권 역전이 충분하다'며 기대를 걸었지만 이날 경선 결과가 문 후보의 압승으로 나타나며 분위기 반전이 힘들게 됐다. 
 
이제 문 후보 측에서는 향후 경쟁관계에 있던 후보 지지자들을 끌어안을 방법을 놓고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 장소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일부 엿보였다. 경선장에 입장한 안 후보가 문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자리 앞을 지나가자 문 후보 지지자들이 ‘안희정’을 연호하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 지지자들이 ‘우리는 한 팀’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장면도 보였다. 정견발표 중에는 안 후보와 이 후보의 연설을 들으며 문 후보 지지자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문 후보 연설 때는 다른 후보 지지자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같은 현장 상황이 실제 유권자표심으로 드러날 가능성도 상존한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문 후보와 이 후보의 결선대결을 가정했을 경우 기존 안 후보 지지자 중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다. 최근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에게 안희정 후보 지지층이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31일 오후 부산 거제2동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영남권 순회경선에 참석한 문재인 후보(가운데)가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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