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보수층 표심이 황 권한대행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황교안 대안론’이 급부상하면서 황 권한대행이 이번 대선에 출마할지 여부가 정치권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2월1주차 주간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1.2%를 기록해 선두를 달렸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13.0%)와 황교안 권한대행(12.4%)이 2위권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10.9%)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조사로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 지사와 황 권한대행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황 권한대행은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도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펌프질'하면서 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황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보수층의 결집이 이뤄지면서 정통 보수를 자처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 바른정당 후보들이 느끼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유 의원과 남 지사는 각각 지역 기반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대구·경북과 경기도에서 큰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표의 확장성과 이슈를 이끌어 가기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 서로에 대한 공격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남 지사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의원의 새누리당 포함 보수 후보 단일화 주장에 대해 "이 국면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 당에게 큰 해가 된다. 바른정당이 개혁 합리 보수로 가는 노력을 등한하게 할 수 없다"며 "국민에게 바른정당이 새누리 시즌2 라는 오해를 사게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유 의원은 "생각 변화가 없는데 논의에 응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며 무시 전략을 택했다.
지지율 추이에 따라 대선 판도에 대한 정치권의 분석이 널뛰고 있지만 문제는 황 권한대행이 실제로 대선에 직접 뛰어들 것이냐의 여부다. 이번 대선이 궐위에 의한 보궐 선거라는 점에서 황 권한대행은 선거일 30일전까지만 사퇴하면 출마가 가능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렇게 유권해석을 내놨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황 권한대행은 현재 2월 임시국회가 진행되고 있는 국회를 계속 출석하면서 각 당의 교섭단체 연설을 직접 듣고 있다. 이날도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에 참석해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말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야당은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은 것은 도덕적 문제다.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심사가 인용으로 결정이 나도 도덕적 비난을 감수하고 이번 대선에 뛰어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탄핵 인용은 말 그대로 국정의 대혼란 시기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실패의 공동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황 권한대행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쉽게 출사표를 던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황교안 카드는 오히려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됐을 때 보수에게 더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대화에서 "탄핵이 인용됐는데 황 권한대행이 선거에 직접 뛰어들기는 힘들다. 그건 오히려 야권에서 더 바라는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며 "황교안 카드는 탄핵이 기각되고 대선 일정이 뒤로 밀릴 때 오히려 더 강력한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를 마친 뒤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은 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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