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이종호·이정운기자] 금융당국은 금융관행 개선을 중심으로 한 금융개혁으로 시장 자율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금융업권에서는 '말로만' 시장자율이라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정책상품을 팔아온 데 이어 냉온탕을 오가는 시장 개입 정책 탓에 금융사는 눈치보기에 바쁘다.
최근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들여다보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2일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불합리한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대출 금리 체계 모범규준'을 뜯어 고치겠다고 밝혔다.
은행의 가산금리는 기준금리에 신용상황을 감안해 더하는 일종의 위험가중 금리로 은행이 조달원가, 경상비, 대출 정책과 상황에 따라 자율로 정하고 있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산정 문제는 국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때마다 등장했던 이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대출금리가 최대 5%까지 치솟아 여론의 비난이 일자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산정체계 점검에 나선 것이다. 한 은행권 산하 연구원은 "당국이 가산금리 산정을 들여다보겠다고 하는 것은 구두개입 성격에 가까운 것이지만 비난 여론이 일 때마다 금리를 손대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올해 초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계에 부수업무로 펀드판매를 허용했지만 현재 이를 도입한 저축은행이 한 군데도 없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이 시장 의향 조사 이후 뚜렷한 인가 절차 방안을 내놓지 않아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들의 부수업무 허용은 포지티브 방식 띠고 있어 부수업무 확대에 제한이 걸린 상태에서 먹거리 확대해주기 위해 내놓은 정책마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반응 역시 실효성이 적다고 판단해 사업 활성화가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어 정책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포지티브 방식에 따라 저축은행은 '상호저축은행 표준업무방법서'에 열거된 업무만 가능하다. 예컨대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는 저축은행이 유사상품인 실버바를 팔지 못하는 것도 할 수 있는 업무만 나열하는 포지티브 방식에 의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할 수 없는 업무를 열거해 나머지는 모두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등 이자수익 사업이 위축되고 있어 창의적인 신사업 발굴이 필요한데 규제에 발이 묶여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 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대표적인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발표 당시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보험료 인상이 아닌 할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보험료 인상의 경우 보험상품의 정상적인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시장 경쟁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할 장치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시장 자율 경챙 촉진책으로 내놓은 것이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율경쟁 촉진을 위해 내놓은 '보험다모아' 서비스는 출범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상품 비교나 가입 등 원스톱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며 "시장 자율을 통한 보험료 인하 효과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이종호·이정운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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