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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개선 대책, 증시 반응은 시큰둥
전문가 평가 대체로 부정적…"시장 기대치 밑도는 대책"
2016-12-21 15:55:24 2016-12-21 16:00:14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정부가 내놓은 실손의료보험 개선 대책에 대해 21일 보험주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문제시됐던 도덕적 해이의 완화 효과가 있겠지만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과잉진료, 의료쇼핑 등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막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골자는 기존 포괄적 보장구조를 줄이고 보험금 미청구 가입자에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것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내년 4월부터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기본형'과 '기본형+특약'으로 나눠 판매해야 한다. 기본형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증식치료, 비급여주사제, 비급여 MRI 검사 등 5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질병 및 상해 치료를 보장한다. 5가지 진료에 대한 보장을 받고 싶을 경우 특약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정부는 '기본형'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경우 약 25%의 보험료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실손보험에 사망보험이나 암보험 등을 끼워파는 행위는 2018년 4월부터 금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종전에 알려진 것 외에 특별한 내용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방안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다"면서 "시장이 기대한 인프라 정비 관련 사항보다 상품구조 개편에 방점을 둔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2018년 4월부터 시행될 단독형 상품 판매 의무화는 계약당 보험료 감소, 설계사들의 판매 유인 절감과 보험사의 언더라이팅(계약인수심사) 강화 기조로 향후 보장성인보험 신계약 성장 둔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손 상품 개정으로 과거 제도 개선 전 절판이 선행할 것으로 전망돼 내년 1분기 중 보장성 보험의 신계약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상품 개선을 통해 향후 신상품에 대해서는 도덕적 해이 감소가 예상되지만 그 효과가 이익이나 손해율 등으로 반영되려면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손보사의 향후 성장 동력 등에 대해서는 더욱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통합형 보험 판매에서 자녀보험, 운전자보험 등 기타 담보 위주로 판매 전략을 선회할 것으로 기대되며, 사망 담보 등에 대한 판매는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당장에 손해율이 크게 안정되거나 상품판매가 크게 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삼성화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1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이어서 내년 신계약 환경은 밝지 못하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연초 주가에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지급여력(RBC)비율 하락 이슈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보험 업종은 전일대비 4.22% 하락세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화재(000810)는 전날보다 6.29%(1만8500원) 내린 27만5500원, 동부화재(005830)는 전날보다 7.2%(5000원) 하락한 6만4400원, 현대해상(001450)은 전날보다 8.17%(2850원) 하락한 3만2050원, KB손해보험(002550)은 3.61%(1000원) 내린 2만6700원, 한화손해보험(000370)은 3.36%(260원) 내린 7470원, 메리츠화재(000060)는 2.79%(450원) 내린 1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의 실손의료보험 개선 대책이 보험업종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울산시 중구 동강병원에서 감기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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