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전성시대)①주거 트렌드 바꾼 뉴스테이…"가격은 낮게 주거질은 높게"
'집은 사는 곳' 인식 확대, 공급방식 다각화 통해 수요자 부담 낮추기도
2016-12-21 08:00:00 2016-12-21 08: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현정부 출범 이후 임대주택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었다. 저소득층 위주의 공급에서 중산층으로 소득 계층의 범위가 넓어졌다. 주거불안을 겪고 있는 청년층까지 확대되면서 생애주기별 주거지원도 크게 강화됐다.
 

 
또 기존 도심 외곽 위주 공급에서 신도시나 도심 역세권 등에 공급이 이뤄지면서 그동안 임대주택 입주민이 겪어 왔던 상대적 박탈감을 없앤 것도 큰 성과다. 실제로 뉴스테이와 행복주택으로 대변되는 현 임대주택은 주택 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입주 의사는 크게 높아졌다. 정책 초기 '혐오시설'로 폄하 받았지만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과의 융합을 통해 '우리 지역에 먼저'라는 '핌비(Please In My Backyard)'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지자체의 유치 경쟁도 치열해 졌다.
 

이처럼 국민들 품속으로 녹아든 임대주택 정책이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름을 바꾸거나, 공급 방식이나 지원 대상을 바꾸는 실수를 범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
 
중산층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 지난 2015년 도입된 뉴스테이는 오는 29일 특별법 시행 1주년을 맞는다. 건설사 특혜, 비싼 임대료, 서민 주거지원 외면 등의 논란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뉴스테이(기업형 민간임대주택)가 어느새 공급 1년을 맞으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뉴스테이는 양질의 주택에서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최소 8년간 거주할 수 있고, 이사나 청소, 보육 등 다양한 주거서비스도 제공된다.
 
국토교통부는 작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부지확보 15만가구, 영업인가 8만5000가구, 입주자모집 4만가구를 목표로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는 2만4000가구의 부지를 확보했으며, 6000가구에 대한 입주자를 모집했다. 올해는 사업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부지확보와 입주자모집이 각각 6만2000가구, 1만2000가구에 달했다.
 
특히, 지자체에 의해 자발적으로 추진되는 뉴스테이 사업이 크게 늘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시 2030 청년주택, 부산시 드림(Dream) 아파트 등 전국 지자체에서 43개 지구, 5만가구에 대한 민간의 공급촉진지구 제안서를 받아 제안에 대한 수용을 결정했으며, 앞으로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절차를 거쳐 공급촉진지구를 지정할 예정이다.
 
임차시장의 높은 가격 상승에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뉴스테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유'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우리나라 주택에 대한 인식도 차츰 '사는 곳' 즉, '거주'로 변하고 있다. 부정적 반응이 많았던 호감도가 크게 오르고 있고, 수요가 몰리며 입주 경쟁률도 크게 높아졌다.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사업에 중소건설사들까지 뛰어드는 변화도 있었다.
 
작년 8월 국내 첫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인 'e편한세상 도화' 견본주택 외부 모습. 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한 뉴스테이 공급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한국갤럽에 따르면 작년 8월 각각 28.2%, 35.1% 수준에 머물렀던 뉴스테이 인지도와 호감도는 이달 조사에서 49.8%, 45.3%로 크게 높아졌다. 일반 분양 아파트와 다르지 않은 높은 주거서비스를 선보이는 만큼 실제 뉴스테이 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 정책성과에 따라 인지도와 호감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작년 평균 4.12대 1 수준이던 뉴스테이 단지의 청약 경쟁률(4개 단지)은 올해 4.71대 1(7개 단지)로 높아졌다. 지난 8월 입주자를 모집한 '동탄 레이크자이 더 테라스'은 26.35대 1이라는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입주자모집을 진행했던 총 11개 단지 중 3개를 제외한 모든 단지가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국토부는 내년 뉴스테이 공급 물량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총 6만4000가구의 부지를 확보하고, 역대 최대 수준인 2만2000가구에 대한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다양한 지방에서 더 많은 뉴스테이를 만나볼 수 있다. 또 내년 8월 서울대림, 11월 위례 뉴스테이 단지의 첫 입주가 예정돼 있다.
 
한편, 국토부는 다양한 사업모델을 적용한 특화단지 공급에도 힘을 쓰고 있다.
 
우선 사업자가 없어 난항을 겪던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에 흉물로 방치된 교도소(구 남부교정시설)은 토지지원 방식을 통한 부지 개발로 뉴스테이 공급이 이뤄진다.
 
주택도시기금이 설립한 리츠가 토지를 매입해 임대주택 사업자에게 토지를 저렴하게 임대하는 사업방식이다. 사업자는 총 사업비의 40%에 달하는 토지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정부는 낙후된 구도심을 재생하고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입주자는 저렴한 토지임대료로 인해 약 10% 이상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이곳에는 약 2300가구의 뉴스테이와 대형 상업시설이 복합 개발될 예정이다. 지역의 '흉물'에서 도시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토지지원 방식을 적용한 제2호 사업으로 고양 지축, 서울 양원 등에도 뉴스테이 약 9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지원 방식은 '임대주택 공급'과 '도시재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기금과 토지를 '패키지 마중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책 취지에 맞는 사업계획이 제안되면 주택도시기금은 얼마든지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와 하나금융지주가 도심형 뉴스테이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국토부는 도심형 뉴스태이 등 다양한 방식의 뉴스테이 공급을 통해 서민주거안정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인 '도심형 뉴스테이'도 공급 중이다. 도심형 뉴스테이는 역세권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주요 도심지에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3월 하나금융지주와 업무협약을 통한 은행 유휴지점 활용 방안이 대표적이다. 은행은 유휴지점 부지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임대료)을 확보할 수 있고, 국민은 좋은 위치에 있는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찾은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심형 뉴스테이는 생애주기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주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청년, 신혼부부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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