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외신들이 한국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고 한류 열풍이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의 큰 이슈는 외신에서도 톱이슈로 다뤄지곤 한다.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자랑스러운 이슈가 외신에 오르며 뿌듯할 때도 있지만 때론 다루지 않았으면 하는 부끄러운 치부도 외신의 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특히 외신은 자국민을 주요 독자로 삼고 있는 만큼 같은 이슈도 우리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가 많으며 때론 더욱 객관적인 제3자의 시각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같은 이슈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길 희망하며 다양한 국내 이슈들을 외신을 통해 들여다본다.
삼성전자가 과감한 인수합병(M&A) 결정을 내렸다. 미국의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전장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외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M&A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진/WSJ 캡쳐
WSJ·로이터 "삼성의 하만 인수, 한국 기업 인수합병(M&A) 규모 사상 최대"
뉴욕타임즈(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포함한 다양한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속보와 분석 기사 등을 통해 자세하게 분석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며 WSJ와 로이터 통신은 특히 이번 인수가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인수 총액은 80억달러로, 무려 9조376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WSJ은 이 금액은 하만의 지난 금요일 마감가인 87.65달러에 28%의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것으로 '너그러운' 금액이라고 전했다.
NYT 등 외신들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감을 상세히 보도했다. 권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만의 최고경영자(CEO)인 디네쉬 팔리월 역시 "최근 IT 기술이 자동차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분야를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해졌다"면서 "삼성은 하만에게 최적화된 파트너이며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도 이번 인수로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주와 국가 정부기관 승인을 거쳐 내년 3분기까지는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배론즈는 삼성전자가 기존의 스마트폰 사업 이외의 다른 곳에서 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테크크런치는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자동차 사업에서 뒤쳐졌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에 속도가 붙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전장기업이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스마트 자동차용 부품을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기업을 뜻한다.
또한 커넥티드자동차란 정보통신 기술과 자동차를 연결시켜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을 뜻합니다. 자동차와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을 연결 시킴으로써 운전자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시동이나 히터를 켤 수 있고 날씨나 뉴스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다.
테크크런치 "하만, 경쟁력 높은 자동차 전장 기업"
사진/하만 홈페이지 캡쳐
하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밤 하만의 미국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이 발생했다. 테크크런치는 미국에서도 하만이 겉으로는 오디오 회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자동차로 더욱 유명한 경쟁력이 매우 높은 회사라고 설명했다.
하만은 지난 1956년 시드니 하만이라는 사람이 설립한 회사로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또한 현재 미국과 멕시코 브라질 헝가리 등 10개국에서 19개 공장을 가지고 있다.
하만은 자동차 커넥티드 제품과 오디오 부문에서 특화된 기업으로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등 전장 사업의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는 기업이다. 또한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24%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피아트, 토요타, 할리데이비슨 등 내노라하는 자동차 기업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일반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있는 사업은 오디오 사업으로 오디오 부문의 경우 AKG, 하만 카돈, JBL, 마크레빈슨 등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 시장에서는 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WSJ "삼성전자 오랫동안 전장사업 눈독 들여"
WSJ은 이재용 부회장이 무려 4년 동안이나 전장사업에 눈독을 들여왔다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4년간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활동 해오고 있다. 따라서 지난 4년간 계속해서 전장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다고 WSJ은 전했다. 또한 테크크런치는 지난 7월 삼성이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BYD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면서 계속해서 전장부품 등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전장사업에 관심을 가져 왔지만 다른 경쟁 기업들에 비해 늦게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제대로 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WSJ은 분석했다.
실제로 커넥티드카용 전장사업 시장은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2025년에는 무려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데 성장률이 더욱 가파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커넥티드카를 포함한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을 모두 합친 스마트카 전체 전장시장 규모 역시 작년 542억달러에서 2025년 1천86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무려 13%의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론즈 "삼성전자 신성장 동력 위해 먹거리 찾고 있어"
배론즈는 "삼성전자가 전통적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컨넥티드자동차와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신성장 동력을 위해 다른 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될 대로 포화되서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잇는 만큼 다양한 신성장 사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특히 테크크런치를 포함한 많은 외신들은 이미 구글과 애플과 같은 테크자이언트 기업들은 모두 자동차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구글의 경우 자체 자율자동차 개발과 구글 자율차에 인공지능 비서 기능을 탑재하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의 경우에도 이미 여러 기능을 자동차 시스템과 연동해 활용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를 40개가 넘는 자동차 브랜드에 제공하고 있고 이미 벤츠, 캐딜락, 혼다 등의 브랜드는 애플의 카플레이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에서 뒤쳐지던 삼성이 이번 인수로 인해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단단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고 테크크런치는 평가했다.
배론즈는 컨넥티드 자동차 사업과 함께 새롭게 상장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된지 얼마되지 않은 가운데 거래 첫주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배론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러한 신성장 사업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러한 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포춘 "이번 인수 결정 매우 뛰어난 결정"
포츈 등 다양한 외신들은 엄청난 금액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가치가 있는 투자였다라는 평가를 전반적으로 내리고 있다.
포츈은 이번 인수가 'brilliant', 아주 멋지고 뛰어난 결정이었다고 표현했다. 특히 하만의 커넥티드카와 카 오디오 사업이 연매출의 여섯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더욱 키운다고 전했다. 또한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단번에 전장사업과 컨넥티드카사업에서 탑티어,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갤럭시노트 발화 사건으로 삼성이 큰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장기적인 전망으로 봤을 때 컨넥티드카와 전장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이재용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신성장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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