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롯데그룹 비리사건 ‘키맨’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하루 앞둔 가운데 대형 로펌들이 그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 비리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17일 “허 사장의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부정환급 소송을 대리한 로펌 변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부정환급에 관여한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왔다. 이와 함께 기준(70·구속 기소) 전 롯데물산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위와 소송을 대리한 A로펌의 개입 정도를 강도 높게 조사했다.
그러나 기 전 사장이 입을 다물면서 검찰은 허 사장을 통해 A로펌의 개입 여부를 집중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아직 소송을 대리한 로펌 변호사들에 대한 조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허 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로펌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이 허위 장부로 국세청에 소송을 제기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인세 등 총 270억원을 환급받은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04년 ㈜고합의 계열사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하면서 허위로 기재된 기계설비 등 고정자산 1512억원에 대한 감가상각을 주장하면서 소송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기 전 사장도 이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지난 11일 지난 기 전 사장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 전 사장은 롯데케미칼 전 재무담당 이사 김모(54·구속 기소)씨와 공모해 사기 등 방법으로 법인세 207억원, 환급가산금 23억원, 주민세 23억원 등 총 253억원을 환급받은 혐의다. 기 전 사장이 허 사장과 공모관계이면서 부정환급 액수에 차이가 있는 것은 기 전 사장이 허 전 사장보다 재임기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국내 5위권 안에 드는 A로펌은 이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의 법인세 환급소송을 대리했다. A로펌은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6000억원대 조세포탈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허 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열릴 예정이며, 구속여부는 당일 늦게 또는 19일 새벽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를 상대로 270억대 소송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지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선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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