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제국의 위안부'에 맞서는 저격수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 정영환 지음|푸른역사 펴냄
2016-08-15 11:03:43 2016-08-15 11:03:43
위안부 관련 사안은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이 틀림없다. 단순히 한국이 생각하는 위안부와 일본이 생각하는 위안부의 접점이 다른 문제를 떠나 실재했던 역사를 왜곡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당시 실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본 기억이 있다. 참혹한 현장을 전하는 사진 앞에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말로만 아는 역사와 실제 역사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었고, 동시에 우리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란 과연 무엇인지 의문점이 들었다.
 
지난해 12월28일 한일 외교부 장관 간 합의로 위안부 문제는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일본 정부는 출연금 10억엔(약 108억원)을 내놓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위한 사업에 쓰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당시 합의가 무효라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저자는 '제국의 위안부'를 지은 박유하의 주장을 촘촘한 구성으로 반박하고 있다. 박유하가 '제국의 위안부'에서 주장한 내용을 인용해 한 구절마다 논리를 반박하고 비판한다.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란 책 제목처럼 일본이 어물쩍 넘어가려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또 '제국의 위안부'에 찬사를 보내는 일본 언론과 여론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전문성: 저자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3세 출신이다. 역사학과 조선근현대사, 재일조선인사를 전공했으며 여러 식민지 조선과 재일조선인에 대한 책을 출간했다.
 
▶대중성: 한일 역사 문제는 대중들의 가장 관심을 끄는 사안인 동시에 민감한 문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이 가는 문제에 대해 심층적인 접근을 가하고 있다.
 
▶참신성: 제국의 위안부를 지목해 이를 정면에서 하나하나 반박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인기를 더 해가는 이 책의 모순점을 정확히 끄집어내고 있는 참신성을 갖췄다.
 
■요약
 
1. '제국의 위안부', 무엇이 문제인가
 
논란의 책 '제국의 위안부'를 지은 박유하는 지금까지의 일본군 위안부 제도나 한일회담, 전쟁 책임이나 식민지 지배 책임에 관한 연구를 이해하지 못했다. 또 역사 연구의 성과에 비춰 봐도 '제국의 위안부'가 그린 역사상에는 수많은 치명적인 문제가 있으며, 사료나 증언의 해석에도 '자의적'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비약이 있다. 따라서 이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제국의 위안부'의 오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제국의 위안부' 문제는 이미 한 권의 서적에 대한 평가에 그치지 않는다. '제국의 위안부'는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치성 때문에 앞으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둘러싼 담론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일본군 '위안부' 제도와 일본의 책임
 
박유하는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에는 위안소 제도를 발상하고 수요를 만들어내서 인신매매를 묵인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군에는 수요를 만든 책임밖에 물을 수 없게 되고, 법적 책임을 전제로 하는 배상 요구는 무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즉 박유하는 일본군의 책임을 '발상', '수요', '묵인'에 한정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3. 왜곡된 피해자들의 '목소리'
 
박유하가 말하는 '목소리'란 위안부에 관한 조사나 문학작품, 증언집에 기록된 피해자들의 말을 가리키는 메타포로, '제국의 위안부'가 시도한 것은 이 다양한 사료들의 재해석이다.
 
조선인 위안부의 본질은 전쟁 수행을 도운 '애국'적 존재이며,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군은 '동지적 관계'였다는 것이다. 박유하는 '위안부'를 둘러싼 1990년대 이후의 다양한 담론을 접했지만, 이 주장은 '제국의 위안부'의 독자적인 것이다.
 
4. 한일회담과 근거 없는 보상·배상론
 
박유하는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에 법적 책임은 없다는 전제하에 애초에 위안부 피해 여성에게 일본군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권은 없으며 설령 있다 하더라도 한일회담에서 한국 정부에 의해 위안부 피해자들 개인의 청구권은 포기되었으며 대신에 한국 정부가 수취한 경제협력은 중일전쟁 이후에 관한 배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어느 주장도 근거가 없다.
 
5. 고노 담화와 국민기금, 그리고 식민지 지배 책임
 
'제국의 위안부'의 주장은 오히려 식민지주의 이데올로기에 친화적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왜 박유하가 고노 담화나 국민기금을 높이 평가하면서 동시에 정대협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표면적으로는 식민지 문제를 중시하는 듯한 '제국의 위안부' 주장의 이면에 자리 잡은 식민지 지배 책임론 왜곡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책 속 밑줄긋기
 
"내가 문제 삼는 것은 '제국의 위안부'가 모든 연구자가
타자에게 스스로의 주장을 전하고자 할 때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최소한의 논증 절차를 결여했다는 점이다.
 
박유하는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상황에 개입하려 하고 있으며,
유감스럽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말았다.
 
'리버럴'을 자칭하는 지식인들이 왜 '제국의 위안부'를 이토록 절찬했는지를 사고하는 것은
현대 일본 '우경화'의 심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준다."
 
■별점
 
★★★
 
김광연 문화체육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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