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당대표는 9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대의원 선거인단과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투표 합산 결과 총 유효투표수 7만6116표 중 4만4421표를 득표하며 새누리당의 새로운 간판으로 올라섰다.
'호남 출신 당대표가 새누리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이라는 구호를 내세웠던 이 대표는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재선한 정치 이력과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지내며 쌓은 전국적 인지도가 이번 투표 결과에서 영향력을 발휘 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당대표 선출…향후 당청관계 '청신호'
이 대표가 당권을 차지하면서 향후 좀 더 원만한 당청 관계가 예상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대변인 격으로 불리며 복심(腹心) 역할을 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초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냈다. 그 어느 당대표보다 청와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새누리당의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막기 위한 새누리당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후보자 연설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가 당권을 차지하면서 향후 대야 관계는 현재보다 좀 더 긴장감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 당청 관계가 원만해진다는 것은 사실 새누리당이 청와대 입장을 좀 더 많이 대변하게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야당과의 관계에서 좀 더 대립적으로 흐를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호남을 대표해 당권을 차지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야당과의 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끌고 가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대표가 당권을 차지하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친박계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표심이 결집해 이 대표에게 당권을 몰아줬다는 점에서 이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준비하고 있는 '반기문 외교 대통령+친박 실세 총리'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당 내외를 가리지 않는 인재 영입'을 공언하며 대통령 선거 전 상당기간을 두고 10명 내외의 대선 후보 풀을 꾸려 공개 토론회를 진행하고 대선 후보를 서바이벌 방식으로 추려내는 '슈퍼스타K' 방식의 대선 경선 무대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전당대회로 드러난 새누리당 내 계파 현주소는
전당대회 결과 당무 전반에 대한 심의 의결권을 지닌 최고위원회는 친박 당대표에 친박 우세 최고위원(지명직 최고위원 추후 결정), 당연직으로 포함되는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꾸려지게 됐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는 친박과 비박으로 양분된 당내 계파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성최고위원 선거를 꼽았다. 친박 진영의 최연혜, 비박 진영의 이은재 후보 모두 정치적 입지가 크지 않고 전국적 지지도가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당락을 가를 중요한 변수는 역시 계파에 기댄 조직 투표, 즉 '오더투표'(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지시에 따른 투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성최고위원에 초선 비례대표 의원인 최연혜 후보가 당선된 점을 고려하면 새누리당 내 계파 지형은 친박 우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계파구도는 당대표 선거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가 당권을 차지한 것은 오더투표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선거 막판 불거진 오더투표 논란에서 친박계의 선택을 받은 후보로 알려졌고 비박계는 물론 범친박계 후보로 나선 이주영 후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역시 친박계에서는 조원진·이장우·최연혜 후보 등 3명이 선출됐지만, 비박계에서는 강석호 후보가 혼자 이름을 올리면서 친박계 색채가 강한 새 지도부가 꾸려졌다.
◇새 대표에 당무 통할권 부여…당직 인사 임명권 행사
새누리당 지도체제가 집단지도체제에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변경되면서 당무 결정 권한에 있어 당대표와 최고위원 간의 벽은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당내 계파 갈등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를 집단지도체제에서 찾고 지난 전당대회와 달리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당대표의 권한을 보다 강화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지도체제를 개편했다. 전당대회 1위 득표자인 대표최고위원과 차순위 득표자로 정해지는 최고위원 간 대결 구도가 최고위원회의 등 이후 당무 결정 과정에 그대로 반영돼 갈등의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신임 당대표는 변경된 당헌·당규 규정에 따라 당무 통할권을 갖게 되는데 특히 당직 인사에 있어 최고위원회의 의결 없이도 당직 인선안을 관철시킬 수 있게 됐다. 전당대회 이후 있을 당직 인선이 신임 지도부의 궁합을 판단할 첫 번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 신임 당대표 선출 결과 직후 논평을 통해 "이정현 신임 당대표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며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받드는 정당이 되는 것이 새누리당이 해야 할 첫 번째 혁신이며 청와대의 대변자 역을 자처하기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정운영의 한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일신우일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여야 간 소통과 협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각종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국민에게 감동을 드리는 정치를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9일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가 1만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한고은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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