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은 예산의 방만한 집행을 방지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미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나라 살림을 효율적으로 꾸려나가자는 취지다. 현재 상태로 내버려두면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저성장 추세를 지속하고 있고,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재정환경이 질적·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실질성장률 추이를 보면 2011년 3.7%에서 2012년 2.3%로 떨어진 후 2014년(3.3%)을 제외하고 작년까지 2%대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도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도 2010년 3600만명에서 올해 3700만명, 2060년에는 2200만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재정전망도 좋지 않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0.1%, 관리재정 적자수지는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년에는 이 비율이 각 28.0%와 -1.1%에 불과했다.
이에 기존 제도로는 건전한 재정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재정총량의 실효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 결과에 따르면 현 제도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60년에는 국가채무 비율이 최대 62.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로운 의무지출 항목이 도입되고, 저성장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국가채무비율이 90%대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의 사회보험도 부담이다.
저부담·고급여 체계가 유지될 경우 건강보험 기금은 2025년, 국민연금은 2060년에 고갈되는 등 대부분의 사회보험이 지속 가능성이 상실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존 재정운용 관련 법령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험, 공공기관별로 각각 규정돼있어서 범정부적이고 체계적·포괄적인 재정건전화 시책을 추진하는 데 제도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과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도록 법에 명시하도록 했다.
재정은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앞으로 복지수요가 급증하거나 위기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여건을 충분히 만들어놓겠다는 것이다.
이에 채무준칙과 수지준칙이 마련돼 올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향후 5년간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45%로 제한된다.
정부 살림살이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된다. 관리재정수지는 국민연금과 고용보험기금 등 사회성보장기금을 제외한 것이다.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규모 설정 기준은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재정준칙을 참고했다"며 "EU에서 사용하는 지표는 모두 통합재정수지지만 우리나라는 사회보험이 성숙되기 전 단계라는 점을 고려해 훨씬 엄격한 관리재정수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채무준칙은 5년마다 관리목표를 개정하고 별도의 예외 규정도 뒀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처럼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등이 있을 경우에는 제외된다.
재정부담이 수반되는 법안이 발의될 경우 재원대책을 함께 내도록 하는 페이고 제도도 담았다. 재원대책 없는 신규 의무지출 도입 등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주요 정책사항을 심의, 의결하기 위해 재정전략위원회(위원장 부총리)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은 재정건전화계획을 수립하거나 그 이행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재정전략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또 현재 장기재정전망의 시행주기 및 절차 등이 명확하지 않고 각 기관별 재정전망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점 등을 감안, 관련 내용을 법에 명시하고 전망시점, 주기 등을 통일했다. 이에 따라 통일된 전망전제와 전망시점(2018년)을 기초로 5년마다 전망이 가능하게 됐다.
정부가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사회보험 안정화 관리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사진/뉴스1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