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거래소가 M&A 중개망을 개설한 사연
2016-08-12 06:00:00 2016-08-12 06:00:00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IT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최근 몇년의 변화가 과거 수십년에 걸친 변화 보다도 기업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산업충격(Industry Shock)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과거 공룡과 같이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일순간에 도태됨을 코닥, 샤프, 노키아, 야후 등의 사례를 통해 경험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저성장기조 하에서 기존 산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고 사업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전략으로서 M&A(인수합병)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네트 마렐리사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세계 2위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인수했고, 미국의 버라이즌은 야후를, 중국 하이얼은 美 GE의 가전부문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업종간 합종연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M&A규모가 5조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업경영에서 M&A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들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M&A가 부분적으로 발생하고는 있으나 중소·벤처기업의 투자회수와 혁신을 위한 M&A시장은 아직도 미성숙한 단계에 머물고 있다. 신뢰할만한 M&A 정보유통 창구의 부재로 M&A 매칭이 어려운데다 기업 자체를 하나의 거래대상으로 하는 M&A에 대한 사회전반의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는 것에 기인한다. 
 
미국, 이스라엘 등 벤처선진국의 경우 M&A을 통한 투자회수가 80%에 달하는 등 재투자를 위한 회수시장이 잘 마련되어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M&A을 통한 회수율이 미미해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운 현실이다. 실제 지난 2014년 벤처캐피털(VC) 투자자금 회수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그치는 등 벤처선진국 대비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회수 의존도는 20%대에 달해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단 진단이 제기된다.  
 
거래소는 이러한 자금회수시장의 IPO 의존도를 개선해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기업성장의 선순환체계중 회수시장의 병목현상을 줄이고자 IPO 중심의 회수시장을 M&A 등으로 다변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 거래소의 자본시장 운영 경험과 상장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토대로 다양한 M&A 정보를 집적·공유하고, M&A 시장 접근성을 개선한 ‘KRX M&A 중개망’을 구축하였다. 또한 비상장기업 주식거래를 위한 중간회수시장인 KSM(KRX Startup Market)도 곧 개설될 예정이다. KSM은 크라우드펀딩 기업 등 창업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전용 장외시장을 말한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KSM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을 도와 코넥스·코스닥 상장까지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시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KRX M&A 중개망은 신뢰성 높은 M&A 전문기관을 중심으로 협업하여 탐색비용을 절감하고, M&A정보의 비밀보장을 강화하는 한편, SPAC 합병과 우회상장의 상장심사기간을 단축하는 등 M&A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함께 마련했다. 
 
1개월 남짓한 짧은 운영기간에도 회원가입 70사, M&A 물건 60건, M&A 전문가 92명이 등록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내며 국내 M&A시장 허브(Hub)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엄선된 전문기관과 진성매물 중심의 정보가 공유되면서 탐색과 협의과정을 단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M&A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되고 있는 만큼 거래소는 M&A 중개망 활성화를 통해 원활한 자금회수, 신성장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개편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M&A 중개망을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 
 
그간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수단으로써 M&A 필요성을 알면서도 M&A 관련 정보와 인력, 경험 등의 부족으로 M&A에 나서지 못한 기업이 있었다면, 이제 'KRX M&A 중개망'이라는 새로운 장터가 만들어진 만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M&A 시장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써, 새로운 미래성장동력 발굴의 중요한 수단으로써 역할을 다 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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