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이 17일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한 백서인 이른바 ‘국민 백서’를 공개했지만 참패의 원인을 나열하는데 그쳐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참패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명시하지 않고 원인만 에둘러 표현하는데 그쳤다는 평가다.
백서에는 특히 이른바 총선 책임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원인에 대한 전문가, 일반인, 출입기자, 당 사무처 직원 등의 의견을 나열했다. 참배의 주요 원인으로 계파 갈등에 따른 공천 파동, 상향식 여론조사 공천, 수직적 당청 관계, 대국민 소통 부재와 오만, 정책 부재 등이 꼽혔다.
최경환 의원의 ‘진박 감별사’ 문제,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동’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옥쇄파동’에 대해서는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다는 '현상'만을 정리하고 말았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책임론만 일부 제기했을 뿐이지만, 그는 이미 이슈의 중심에서 멀어진 인물이다.
백서는 ‘배신의 정치’로 지목된 유승민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하고 당을 떠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청와대가 친박과 비박을 가르고 선거에 개입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백서는 특히 국민이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이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기보다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백서에 나온 내용이 대부분 총선 이후 언론을 통해 다 알려지고 지적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백서를 발간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친박계와 비박계 중 어느 쪽에도 책임을 지우지 않는 백서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신경전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못하는 어정쩡한 백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이날 "이 백서는 새누리당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함이 아닌, 냉정하게 우리 현실을 파악해서 미래로 전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모든 구성원들은 국민들이 지적한 대로 계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상욱 대변인이 전했다.
당대표에 도전한 김용태 의원은 이날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서에서 ‘막장 공천’의 책임을 이미 친박이 버린 이한구 한 사람에게 지우고 친박 패권이라는 구조적 배후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어 아쉽다”며 “이것으로 친박 패권의 몸통들에 면죄부가 발부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출마자인 정병국 의원은 특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심판을 온몸으로 거부한 백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표가 되면 진실을 담은 백서를 재발간해 새누리당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당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말했다.
지상욱 새누리당 대변인이 17일 당사에서 '국민 백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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