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기업노트)글로벌 브랜드 꿈꾸는 '미적그룹'
일본 도시바 이어 독일 쿠카까지…거침없는 M&A로 '비상'
2016-07-14 11:07:04 2016-07-14 11:07:04
[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오늘 하루도 견디느라 수고했어. 내일도 버티고, 모레도 견디고, 계속계속 살아남으라고."
 
드라마 '미생'은 이렇게 샐러리맨들을 응원했다. 
 
그럼 과연 모든 샐러리맨의 꿈은 무엇일까? 미생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는 게 아닐까. 하지만 CEO가 된다는 건 다수의 샐러리맨에겐 머나먼 신기루 같은 일이다.
 
실제로 평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를 쓴 입지전적인 리더들은 많지 않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평사원이 CEO가 될 가능성은 0.036%라고 한다. 낙타가 바늘 구멍 뚫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중국에는 평사원으로 시작해 불과 17년 만에 그룹 최고 지위까지 오르며 업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사람이 있다.
 
지난 2009년 8월 창업자이자 전 회장인 허샹젠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중국 대형 가전업체 미적그룹의 지휘봉을 거머쥔 팡훙보 회장이다.
 
사람들은 그를 '로켓을 타고 올라온 사나이'라고 부른다.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를 쓴 팡훙보 회장이 이끄는 중국 토종 가전업체 미적그룹(메이디그룹)에 대해 살펴본다.  
 
중국 광동성 미적그룹 본사에서 직원이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시가총액 1위 중국 가전업체 
 
1968년에 플라스틱 병마개를 생산하는 소기업으로 출발한 미적그룹은 1980년 선풍기를 만들며 가전산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냉온수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 200여 가지 가전제품을 생산하며 청도하이얼과 함께 중국의 양대 가전업체로 꼽힌다.
 
1993년 9월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2013년엔 그룹 전체 자산으로 선전 증시에 재상장했다. 중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가전기업이기도 하다. 
 
미적그룹은 2010년 이후 꾸준한 수익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고 2014년 이후 영업이익률은 9%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포춘이 선정한 중국 500대 매출 기업 가운데 32위에 올랐고, 중국 민영기업 500대 기업 중에서는 13위를 기록했다. 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평가를 받은 첫번째 중국 가전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실적은 1393억위안의 매출에 127억위안의 순이익을 올렸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지만, 매출은 2% 감소하며 일시적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1993년 상장할 때(9억위안)와 비교하면 155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향후에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1454억위안,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378억위안이 예상된다. 순이익은 10.5% 증가한 140억위안, 영업이익률도 10.92%가 관측된다.

 
M&A 기반 성장전략, 샤오미와 손잡고 도시바 추가하고 쿠카까지 품어
 
미적그룹의 성장 전략은 인수·합병(M&A)이다. 미적그룹은 지난 2004년 중국 백색가전 시장 7위 업체인 화랑을 시작으로 룽스다, 춘화, 샤오텐어 등을 인수하며 가전업계에서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후 스마트 가전제품 시장 진출을 위한 샤오미와의 전략적 제휴와 세계 3위의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징동상청과의 판매계약 체결은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국제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적그룹은 지난 3월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 인수로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으로의 판매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로봇산업 진출 역시 성장 기대감을 높인다. 미적그룹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독일 로봇업계 자존심으로 불리는 쿠카(Kuka)의 지분 5.4%를 사들인 이후 지난 5월까지 13.5%까지 늘려왔으며 지난 4일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대거 매입하면서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밸류에이션 또한 저평가된 상태다. 올해 예상실적 기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청도하이얼(14.07배), 남사과기(35.48배), 가이성학(42.20배), 입신정밀(37.15배) 등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인 10.97배에 불과하지만, 실적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고, 잠재력 역시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우려요인은 있다.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 다수 제품군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인 에어컨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기술력이나 브랜드 파워에서는 아직까지 글로벌 브랜드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거리(Gree)와 청도하이얼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것 역시 걸림돌이다. 여기다 요즘 중국 가전업계는 국내외 경제환경 악화와 가전 소비 감소, 업체 간 출혈경쟁 가열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미적그룹은 온라인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해외 시장 판매량 증가세도 빠르다. 주력 사업의 매출 감소에 따른 외형 위축은 신성장동력인 로봇산업이 상쇄해줄 것으로 보인다. 팡훙보 회장은 차별화를 강조하며 혁신으로 위기를 타개해 글로벌 가전업계의 선두가 될 것이라는 야심을 밝혔다. 미적그룹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김선영 기자 ksycut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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