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설비투자 증가율 '마이너스'
수출 부진에 대내외 돌출 악재마저…설비투자보다 비용절감에 무게
2016-07-12 17:10:54 2016-07-12 17:20:57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마저 증대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움츠러들 전망이다. 브렉시트 충격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교역관계마저 경색될 우려가 높다. 수출기업의 가동률 하락과 수익성 저하 요인도 부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LG경제연구원은 12일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기업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위축될 것”이라며 “연간 3% 내외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악재가 돌출하면서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투자를 보류하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 후유증과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경제보복 조치 우려, 구조조정 본격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은 커졌다. 연구원은 기업들이 설비투자보다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려는 경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국내외 저성장으로 기존 설비도 충분히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설비투자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둔화되면서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설비투자는 매월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 5월만 소폭(2.9%)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5월까지 매월 71~73%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 가동률(74.3%)을 밑돌고 있다.
 
가동률이 크게 하락한 반도체 등 전기전자 부문과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조선·해운 업종의 투자부진이 뚜렷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업계는 과잉생산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투자금액을 확정짓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선·해운은 하반기 잉여 설비 매각 등의 자구계획을 수립한 상황으로 당분간 신규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기업들의 투자여력도 높지 않다. 지난해에는 저유가로 실적지표가 개선되면서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유가도 오르면서 기업 수익성이 다시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기업들이 늘면서 자금조달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조사대상 중 16.2%로, 2013년 11.2%에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13%를 기록했던 통관기준 수출증가율은 6월 -2.7%를 기록하면서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유가 하락이 진정되면서 수출단가가 높아진 데 따른 측면이 크고, 수출물량 증가세는 상반기 0% 수준에 머물러 지난해보다 활력이 더 낮아졌다는 평가다.
 
향후에도 수출 회복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교역이 올 들어서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물량 기준 세계교역 증가율은 지난해 1.6%에서 올 상반기 -0.1%로 낮아졌다. 선진국으로부터의 소비수요가 위축되면서 세계교역 부진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회복세로 돌아섰던 EU 지역으로의 수출이 브렉시트 등에 따른 경기둔화와 유로화 강세로 활력이 떨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도 고용둔화와 기업수익성 저하로 성장 모멘텀이 약해졌다. 중국 역시 설비투자 위축과 수출 부진으로 그간의 고성장 시대를 마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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