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띄우는 편지
2016-07-07 06:00:00 2016-07-07 06:00:00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여. 지금은 달빛이 완연한 밤. 달빛이 아름다운 꿈을 꾸는 밤. 그러나 나는 그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이 글을 시작할까 하네. 그대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 주고, 미래에 대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로 저 달빛에 내 마음을 섞어 본다.  
 
학교를 졸업해도 제대로 취업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이고, 흙수저, 헬조선,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등 최근에 생겨난 신조어들이 그대들의 일상을 휘감고 있다는 것을 어찌 모르겠는가. 이른바 공무원 고시로 불리는 공무원 시험으로 많은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네. 2016년 서울시 공무원 일반 행정 9급의 경우 642명 모집에 8만2000여명이, 7급은 41명 모집에 1만 1800명이 응시해 각각 128대 1과 28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기사도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다네. 그야말로 안정된 직장을 찾기 위한 그대들의 뜨거운 몸부림을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네. 과학자가 되겠다거나 창업을 하겠다고 하는 젊은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작금의 현상이 어찌 그대들만의 탓이겠는가. 청춘을 대변하던 도전정신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우리의 미래도 미세먼지처럼 뿌옇기만 해 안타까울 뿐이네. 
 
무엇보다 이 땅에 살면서 아기 울음소리를 자주 듣고 싶은데, 그 울음소리가 우리들 가슴속에 메아리처럼 울렸으면 좋겠는데, 어찌 이리 뜸해졌을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그대들의 슬픔을 어찌 모르겠는가. 이미 저출산이 세계적인 추세라고들 하지. 하지만 남녀 간에 사랑을 하고 또 결혼하고 그리하여 아이를 낳는 일을 포기하는 그대들이 점점 늘어난다니 어이할꼬. 그렇게 되는 까닭이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니 야속하기만 하네. 
 
그와 관련한 통계 하나. 통계청의 2015년 출생 사망률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대한민국은 최저 수준의 출산율 1.24명을 기록하였네. 1.21명인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꼴찌 수준인 거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 출산율이 1.3명 이하로 떨어지면 초저출산사회로 분류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15년째 저출산사회라고 하네. 아, 거기다가 사망자수도 늘어나 대한민국은 2030년이 되면 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나라가 된다고 하네. 이렇게 된 것을 그대들의 탓으로 돌리려는 뜻은 절대로 아니라네. 모든 국민이 머리 맞대고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내놓자는 뜻에서 말하는 거야.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2050년에는 청년 1명이 약 4명의 노인을 먹여 살려야 하는 때가 온다고 하니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65세 이상 인구를 14세 이하 유소년수로 나누어 100을 곱한 수를 노령화 지수라고 하는데, 그 지수가 2015년에 이미 94라고 하네. 이미 노인과 청년 숫자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2050년은 376으로 예상한다네. 청년 100명이 376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지. 
 
그래. 그렇다고 우리가 이런 미래를 받아들여서야 되겠는가.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지 않았는가. 2015년 기준 대한민국의 GDP(국내 총생산) 규모는 세계 11위. 우리도 경제대국이야. 그래, 젊은이들이여, 우리 다 같이 마음을 다잡고 일어서자고. 우리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그대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야지. 
 
희망 한국을 건설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별도의 부처라도 만들었으면 좋겠네. 가장 적극적이고 가장 획기적인 정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필요해. 그 부서는 고용안정을 통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할 뿐 아니라,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젊은이가 없도록 과감한 정책을 내놓아할 것이고, 육아에 집중하는 획기적인 사회 시스템을 고안해야 하네. 무엇보다 개인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청년들의 가슴속에서 불 밝히는 일이 절실하지. 또 다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현실화 되는 날도 꿈꾸자고.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여. 그대들이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는 후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같은 거 하지 않는 그런 나라,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 퍼지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오늘 밤은 저 달빛이 그대들의 지친 일상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네.        
오석륜 시인/인덕대학교 교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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