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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코엑스 꿈' 실현될까
면세점·쇼핑몰 입찰에 연이어 도전…강남상권 장악 초석되나
2016-07-06 06:00:00 2016-07-06 06:00:0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운영권 입찰전에 뛰어든 현대백화점(069960)의 낙찰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엑스몰 운영권을 획득하고 올 연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까지 따낼 경우 현대백화점이 유독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는 코엑스 단지 상권의 장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27일 마감한 코엑스몰 임대위탁 후보자 모집에 현대백화점이 65.4%의 지분을 보유한 한무쇼핑을 통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현대백화점 외에도 신세계(004170)가 미국 부동산투자회사(REIT) 겸 대형쇼핑몰 운영기업 터브먼과 손잡고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애경그룹의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AK S&D 역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남권 최적의 상권을 두고 유통 대기업들의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곳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그룹은 코엑스몰과 지하로 연결돼 있어 운영권을 획득할 경우 백화점과 쇼핑몰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또 올 연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워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까지 획득할 경우 코엑스에 이른바 '현대백화점 타운'이 형성돼 외국인관광객을 비롯한 쇼핑객들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입찰의 코엑스몰 운영기간도, 서울 시내면세점의 특허기간도 모두 10년이다.
 
만약 현대백화점이 코엑스몰과 면세점을 모두 품을 경우 백화점과 면세점, 쇼핑몰을 아우르는 명실공히 강남 상권의 신흥 강자로 떠오를 수 있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과거 10여년간 코엑스몰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점과 직접 연결돼있는 백화점과의 시너지 등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코엑스몰 입찰전에 참여시킨 한무쇼핑은 2000년부터 2012년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코엑스몰을 위탁 운영한 경험이 있다.
 
다만 코엑스몰의 주인인 무역협회와 운영권을 두고 법적분쟁을 벌인 바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무역협회가 한무쇼핑의 지분 33.4%를 갖고있지만, 이번 소송전을 통해 사실상 '미운털'이 박혀버린 상황에 이번 입찰에서 얼마나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2014년 1심에서 패소한 이후 지난 3월 소송을 취하하고 이번 입찰에 참여한 만큼 법적분쟁으로 인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역협회와의 관계 외에도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경쟁사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와 손잡은 터브먼은 미국과 중국 등에 20여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며, 이미 국내에도 코엑스몰과 유사한 형태의 종합쇼핑몰인 'IFC몰'을 서울 여의도에서 운영 중이다. 다만 코엑스몰과 자동차로 30분 이내면 닿을 수 있는 약 20km 거리에 초대형 쇼핑타운 '스타필드하남'을 조성 중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입찰 막바지에 참여 의사를 밝힌 애경그룹의 가세는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AK플라자와 AK몰을 운영하는 AK S&D는 최근 수원역사에 종합쇼핑몰 AK&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서울 홍대입구에 지상 17층 규모의 쇼핑몰 AK& 2호점을 세울 계획이다.
 
한편 코엑스 단지는 국내 최초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됐으며, 컨벤션센터와 특급 호텔(3개), 카지노, 코엑스몰(쇼핑몰), 백화점, 원스톱 출국 서비스가 가능한 도심공항터미널과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가 구축돼있다.
 
아울러 2021년에는 옛 한국전력 부지에 업무용 사무공간과 전시 컨벤션·호텔 등이 결합된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가 들어서고 아셈로 개발 등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조성될 경우, 코엑스 일대는 새로운 글로벌 랜드마크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코엑스 일대는 기존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외에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과 고속철도(KTX), 위례-신사선 등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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