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대우조선해양 부실 지원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핵심 당사자인 산업은행이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30일 국회에서 산업은행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 있어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산업은행의 가장 큰 잘못은 (대우조선해양으로 하여금) 분식회계를 할 동기를 부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매년 대우조선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전년대비 ±10%'와 같은 치밀하지 못한 방식으로 당기순이익 목표액을 정하면서, 연임과 성과급 수령 등의 동기를 갖고 있는 최고의사결정자와 기업으로 하여금 무리한 목표액 달성하도록 만들었고 이것이 결국 분식회계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경영을 함에 있어 목표가 없는 기업은 없다. 목표 자체가 얼마나 정밀했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말씀하신 부분을 깊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부채비율에 따라 자금을 지원하려던 산업은행이 그 이상의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하며 '청와대 서별관회의' 등 외압 여부를 캐물었다. 그는 특히 관련 자료 제출에 소극적인 정부 등에 "국정조사와 국정감사에 전·현직 회장과 관계부처가 나온 가운데 하나씩 검증될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진실규명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은 "야당에서는 산업은행이 (서별관회의 때문에) 독자적 판단을 못해 이 문제(부실 지원)가 생겼다는 판단으로 자료를 요청하는데, 서별관회의에서 산업은행 출신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보내 부실을 눈 감으라고 지시했느냐, 퇴직 임직원에게 대우조선 고문 자리를 주라고 했느냐"며 분식회계 적발 지연과 180억원에 이르는 대우조선 내 횡령 사건 등에서 보인 산업은행의 채무기관 관리 소홀 문제를 질타했다.
한편 더민주 박용진 의원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자본확충펀드 조성 과정에서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했지만 허위 보고였다"며 사실관계를 추궁했다. 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은행 등은 이 자리에서 '지난 8일 발표 전 공식 협의는 없었지만 실무자 수준의 사전 논의는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박 의원실에 미리 제출한 서면 답변 자료에서 '공식적인 협의사항과 자료는 없다'고만 밝혀 야당으로부터 금융위를 의식한 '궁색한 답변'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업무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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