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없어서 못 사는 메자닌펀드
저금리 속 계속되는 완판 행진…"고액자산가 애장품"
2016-06-23 16:33:03 2016-06-23 18:40:44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메자닌펀드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대 초저금리 속 채권과 주식의 장점을 모두 갖춘 사모형 메자닌펀드로 연일 뭉칫돈이 몰리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선 '없어서 못 사는', '꼭 챙겨야 하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메자닌(Mezzanine)이란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나타내는 이탈리아 건축용어로 '중간'을 의미한다. 사전적 의미와 같이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트 형태의 금융상품을 통칭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설정되는 메자닌펀드마다 설정 당일 완판 행진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날 씨스퀘어자산운용은 2호 메자닌펀드를 내놨다. 1호 메자닌펀드 완판의 기세를 몰아 후속 출시를 곧장 준비한 결과다. 지난 9일 설정된 씨스퀘어메자닌플러스전문사모투자신탁1호는 나오자마자 가입제한인원(49명)을 채웠다. 앞서 라이노스자산운용에서 내놓은 '라이노스메자닌사모2호펀드'도 지난주 출시 보름만에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 200억원 규모로 설정된 이 펀드는 연수익 10~15%를 추구한다. 안다자산운용이 지난달 초 설정한 메자닌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에는 설정 한 달 사이 25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그로쓰힐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펀드도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
 
메자닌펀드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CB·BW가 채권 형태로 있을 때는 채권 금리 정도의 수익 정도만 얻다가, 주식으로 전환할 때 큰 수익을 얻는다. 때문에 주가가 오를 때까지 상당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공모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돈을 돌려줘야 하므로 이 기간을 버티기가 쉽지 않다. 최소 가입 금액도 5000만~1억원으로 높다. 1~3년간 환매도 제한된다. 메자닌펀드가 대부분 사모형태로 발행되는 이유다.
 
연초 이후 메자닌(CB·BW) 발행잔액은 메자닌 열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올 들어 1조8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의 경우 코스닥 상장사의 메자닌 발행은 2014년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여파로 회사채시장 침체가 지속된 영향에 자금조달이 궁한 코스닥사들이 메자닌 발행에 집중한 결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의 작년 메자닌 발행규모는 총 2조480억원으로 지난 2014년(1조516억원) 대비 94.7% 급증했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의 기업 신용등급 하락이 대거 발생하면서 회사채 발행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한 점은 회사채 발행을 어렵게 한 배경이 됐다. 작년 나이스신용평가의 등급하락·상승 기업수는 각각 61개사, 10개사로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많은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59개사, 10개사, 한국기업평가는 51개사, 8개사 등으로 등급 하락 기업수가 등급상승 기업수를 압도했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사들의 CB와 BW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모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신용등급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다보니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2005년 가장 먼저 메자닌펀드를 출시한 KTB자산운용의 경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마이너스를 낸 적이 없다.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가 지난 2014년까지 KTB자산운용 재직시 운용한 펀드를 살펴보면 전체 펀드는 연평균 12%의 성과를 냈다. 최고 77.4%를 기록한 적도 있다. 최저수익률은 5%대다. 선형렬 대표는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탄탄한 현금창출력이나 우수한 기술력, 산업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 결과라고 말한다. 특히 "이해하기 쉬운 사업구조의 종목에 투자하고 질적 심사를 까다롭게 한 것이 성과에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기술적인 이해가 어렵고 산업구조의 변동 예측이 어려운 바이오업종이나 자본금과 최대주주의 변동이 잦은 기업은 아예 편입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얘기다.
 
메자닌펀드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성과여력은 극대화가 가능하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제한적이다. 채권의 이자수익과 옵션의 전환(행사)가격의 조정 조건 등이 수익률 하락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유럽 재정위기로 주식시장이 급락한 당시에도 메자닌펀드는 안정적인 기준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CB·BW에 투자하는 펀드 특성상 설정 첫해 수익이 거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설정 후 2년 정도는 통상 CB·BW 편입기간으로 점진적으로 수익률이 오르다 2년차에 확 오르는 경우가 많다. 3년차에는 메자닌 편입 비중이 줄면서 2년차 시기보다 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은 보통 사모 메자닌증권 기준으로 7개 내지는 10개 종목의 편입을 목표한다. 공모펀드의 경우 상황에 따라 편입과 환매가 일어나기도 한다.
 
세금문제도 짚어야할 문제다. 주식전환 이후 발생이익은 비과세되지만 전환이후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이 발생하는 2년차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포함되는 등 세금이 대거 부과될 수 있다. 또 3년차에는 마이너스가 나더라도 세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최근 사모발행 비율이 높아 과세되는 자산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과 주식의 장점을 모두 갖춘 사모형 메자닌펀드로 연일 뭉칫돈이 몰리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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