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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업계, 마지막 블루오션 '아프리카' 노린다
현지 사무소 설립·신시장개척팀 구성 등 '검은대륙' 판로확대 박차
2016-06-22 15:43:04 2016-06-22 15:43:04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음료업계가 아프리카를 '기회의 땅'으로 삼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내수시장에서 한계를 느낀 식음료업계는 최근 해외시장 판로 개척에 집중하며 아프리카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북미와 유럽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하고, 중국 역시 포화시장으로 접어들고 있다. 기대를 걸었던 중동 시장도 할랄 열풍을 타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식음료업계는 높은 성장 잠재력과 인구 증가율로 세계 경제의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를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삼고 있다.
 
롯데제과(004990)는 지난 17일, 아프리카 대륙의 동부에 위치한 케냐 나이로비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아프리카 과자 시장에 진출했다. 
 
케냐 사업소 설립을 위해 지난해부터 이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를 추진해 왔으며, 지난달 30일 김용수 대표가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직접 케냐를 방문하기도 하는 등 사무소 설립에 적극 나섰다. 
 
롯데제과가 아프리카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도부터다. 판매해온 제품은 스파우트껌과 초코파이 등 과자류다. 이들 제품은 인기가 좋아 올해 들어 5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제과는 이번 사무소 설립과 함께 9월부터는 빼빼로 수출을 추가하고, 동아프리카 최대 마트인 슈퍼체인 나꾸마트에 이들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수출 품목을 칸쵸, 코알라마치 등 다양하게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향후 사무소를 판매 법인으로 전환하고, 에디오피아·탄자니아·르완다 등 주변 국가로 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심(004370)도 아프리카에 '신라면'과 '새우깡' 등을 수출하고 있다. 서아프리카의 관문인 가나를 비롯해 동아프리카 케냐, 유통 채널이 발달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수출 주력 국가다. 아프리카 라면시장도 장기적 공략 대상이다. 아직 아프리카 전체 라면시장은 기존 신시장으로 불리는 중동이나 남미 등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경제성장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잠재력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히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남아공을 아프리카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삼고, 현지 대형마트 등에서 시식회 등 프로모션을 열고 신라면을 홍보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우선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001800)은 지난해 아프리카에 '자일리톨껌'과 '초코파이' 등으로 286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첫 수출에 나섰던 2000년대 초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했다는 게 오리온측 설명이다. 주요 진출 국가는 에티오피아·케냐·기니·에리트레아 등이며, 올해 현지 유통업체를 통한 업무협력을 확대해 아프리카 전역에 판매망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주류업계 중 아프리카 시장 개척 선봉에 섰다. 국내 주류시장이 경쟁심화로 인해 포화 상태에 들어섰고 성장이 정체됐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동남아와 중동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그 답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아프리카 우간다 현지 유통업체와 업무협력을 맺고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아프리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최근에는 수출 전용 주력 브랜드로 '진로 24'를 내세웠다. 용량은 기존 소주보다 두 배 가량 많은 750ml에 도수도 24도로 더 높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도수가 높은 술이 보편화 돼 있어 진로24를 수출 주력 품목으로 삼고 있다"며 "진로24는 수입 고급 제품보다는 약간 저렴하면서도 마시기도 쉽고 목넘김도 좋아 호응도 크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진출한 아프리카 국가는 우간다와 나이지리아, 가나 등 13개국이다. 지난해 이들 나라에 총 2만 상자에 달하는 진로24와 드라이d 등을 수출했다. 금액으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하이트진로가 아프리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간 세계 10대 경제 성장국 중 7곳이 도시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 국가였고, 전체 인구 중 80%가 30대 이하일 정도로 주류 음용층도 넓은 편이어서 주류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측 판단이다. 또, 전통적인 주요 맥주 소비 시장의 소비는 줄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늘고 있는 것도 차세대 주류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올 초, 해외사업본부 산하에 신시장개척팀까지 신설했다. 최근 해외투자가 크게 늘면서 중산층 인구 비중이 급증하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아프리카를 선제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복안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성장 가능성이 아주 높은 시장 중의 하나이자 해외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지인에게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려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진행한 '진로24' 프로모션 모습.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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