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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성수기? 전통주·위스키 '한숨'
맥주·소주, '여름 특수' 노린 마케팅 사활
비수기 맞은 전통주·위스키 "차라리 숨 고르자"
2016-06-22 06:00:00 2016-06-22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온 가운데 주류업계 안에서도 주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대 성수기를 맞은 맥주와 소주시장은 특수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반면 전통주와 위스키 시장은 여름이 마냥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휴가철과 캠핑 등 주류 소비의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맥주와 소주시장의 경쟁이 뜨겁다.
 
여름은 맥주 업계 최대 성수기다. 한해 판매량의 30% 정도가 6~8월에 팔린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국내 맥주 제조사들은 여름 고객 잡기가 한창이다. 
 
여름을 앞두고 신제품 출시, 디자인리뉴얼, 광고모델 교체, 다양한 프로모션 등 고객 시선을 끌기 위한 마케팅에 분주하다.
 
오비맥주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대표 브랜드 '카스 후레쉬'의 브랜드 정체성(BI)을 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교체했다. 지난해 5월 카스 후레쉬 캔 제품에 파란색 디자인을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오비맥주는 이번에는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병과 PET 제품까지 파란색 디자인으로 교체했다. 카스 후레쉬의 BI 교체는 1994년 카스 출시 이후 8번째다. 
 
하이트진로(000080)도 지난 4월 올뉴하이트를 선보이며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한 데 이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각종 프로모션과 집중적인 영업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이강우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맥주의 계절 여름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하이트의 청량감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전달하고 다양한 제품들을 홍보할 계획"이라며 "야구장을 시작으로 본격 휴가철에 맞춰 주요 해수욕장에서도 다양한 파티와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주시장은 과거 여름철이 비수기로 통했지만 최근 양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과일소주가 돌풍을 일으키며 여름기간(6~8월) 소주 판매량이 맥주 판매량을 앞지르기까지 했다. 이에 소주시장도 여름을 성수기로 삼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소주업계는 올 여름에 '과일소주'와 '탄산주'라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탄산주 '이슬톡톡'을 선보인데 이어 최근 과일소주 '청포도에이슬'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롯데주류도 최근 순하리 시리즈의 첫번째 탄산주 '순하리 소다톡 사과'를 선보인 후 '순하리 소다톡 청포도'로 탄산주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롯데주류는 새 제품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순하리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맛을 꾸준히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맥주와 소주시장이 여름을 맞아 들떠 있는 반면 전통주와 위스키업계는 우울하다. 
 
전통주업계는 여름을 맞아 별다른 움직임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전통주는 여름철이 비수기로 분류된다. 젊은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들이 여름을 겨냥해 대거 쏟아지는데다 최근 저도주 소비 흐름과 청량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전통주의 여름 나기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규모와 자본이 열악한 업계 특성상 현실적인 대응력이 떨어지는 요인도 크지만, 여름철 수요를 공략할 만한 트랜드를 찾지 못하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전통주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 수요가 다양하다고 해도 주된 주류 소비층이 20~40대여서 전통주는 여름철 경쟁력이 더 밀릴 수밖에 없다"며 "소주와 맥주회사들에 비해 마케팅 여력도 열세여서 여름철 무차별 공세에 맞붙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위스키업계도 여름이 반갑지 않긴 마찬가지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통상 여름철이면 소주나 위스키 같은 독주 업체들은 대대적인 판촉은 일시 중단하는 추세"라며 "그나마 소주는 트랜드가 다양해져 여름에 반전을 노리지만 위스키는 저도 위스키가 대중화됐다고 해도 독주 개념이어서 여름엔 판매량이 신통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름엔 휴가철이 몰려있어 비즈니스 술자리도 급격히 줄어들어 판매가 영 신통치 않다"이라며 "위스키 업계 전반이 이럴바에 여름은 숨을 고르는 시기로 삼고 가을부터  남은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실제 올 초부터 봇물을 이뤘던 위스키업계의 신제품 출시 경쟁도 날씨가 무더워지자 쏙 들어간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종별로 성수기가 갈리기 마련인데 맥주와 소주는 별다른 비수기가 없다"며 "반면 전통주와 위스키 등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시장이 위축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하이트진로가 진행했던 프로모션 행사 모습.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여름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중이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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