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에 선 축구선수"…국회 상임위 배정 곳곳서 반발
'언론 문제 전문가' 추혜선, 외교통일위 배정에 농성 돌입
2016-06-14 16:34:41 2016-06-14 16:42:20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20대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됐지만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이 개인의 전문성과 무관한 상임위원회에 배정을 받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개혁'을 목표로 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농구장에 선 축구선수의 심정"이라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언론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된 데 대한 항의의 뜻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전날 긴급논평을 내고 "미방위가 '비인기 상임위'로 평가 절하되고, 지원자가 없어 전문성 없는 인물까지 충원하는 마당에 '언론전문성'을 평가받아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인사를 미방위에서 배제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하는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4일 의원총회에서 "추혜선 의원은 20년 넘도록 언론운동에 몸을 담았고 언론개혁을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큰 정당들은 자기 당이라면 추 의원처럼 확실한 전문성과 뚜렷한 정치적 목표를 갖고 온 비례의원에게 최소한의 조정 과정도 없이 엉뚱한 상임위를 보내는 게 가능하겠냐?"며 "추 의원에 대한 상임위 배정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비교섭단체 몫 상임위 배정 권한이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한 조치를 당부했다. 정 의장은 "노력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의원의 외통위 배정은 환경노동위원회의 비교섭단체 몫이 1석으로 고정된 데 따른 연쇄효과다. 환노위는 여야 16명으로 구성되는데 비교섭단체의 몫으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들어갔다. 문제는 노동계 출신으로 울산 북구에서 당선된 무소속 윤종오 의원도 1지망이 환노위였다는 점이다. 윤 의원은 환노위에 가지 못한 대신 추 의원이 1지망으로 꼽은 미방위에 배정됐다.
 
윤 의원은 1지망 상임위에 배정되지 못했지만 미방위에서 지역구 현안 중 하나인 원전 문제를 다룰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추·윤 두 의원 간 상임위 맞교환(사·보임)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정의당이 기댈 곳은 과거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외통위 배정 번복 사례(최종 환노위 배정)와 마찬가지로 미방위나 환노위의 위원 정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임위 위원 정수 조정을 위한 여야 교섭단체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임위 정수는 이미 조정이 끝났다. 상임위 위원 숫자는 각당의 의석 수에 따라 숫자로 정확히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환노위 정수를 늘리는 문제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노동 관련 법안 처리와 직접 연관돼 있어 여당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방위에 배정된 다른 당 의원과 외통위를 교환하는 방법, 윤종오 의원과 협의해 환노위에 배정된 다른 당 의원과 '3각으로' 사임위를 교환하는 방법도 있지만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한 국회 관계자는 "추 의원이 언론개혁이라는 상징성이 큰 것은 맞지만 정의당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에서도 상임위 배정에 다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의당은 6명 중 5명이 희망 상임위에 배정돼 '타율'이 높은 편"이라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토로했다.
 
실제로 경제학자로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김종석 의원(비례대표)은 기재위 등 경제 상임위를 지망했지만 외통위에 배정됐다. 김 의원은 "경제 관련 상임위에 지원자가 많아 외통위에 배정된 것 같다"며 "그래도 경제정책에 관해 계속 관심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왼쪽 두번째)이 1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상임위 배정 결정 재고를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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