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고강도 수사…롯데그룹 비리, "터질 게 터졌다"
'MB 특혜 의혹' 무성…'입점 로비 버티기'가 뇌관 건드려
2016-06-12 18:58:21 2016-06-12 18:58:2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주말 동안에도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는 계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11일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 자금관리 담당자 L씨 등 3명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12일 이들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0일과 11일 압수수색에서 그룹차원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 결과 롯데 일부 핵심계열사의 핵심부서에서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는 지난 10일 전격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일부 임원 주거지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받은 롯데그룹의 계열사는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롯데홈쇼핑, 대홍기획 등 6곳이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 등 총 200여명을 오전부터 투입해 자정까지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에서 나온 압수물은 1t 트럭 2대를 가득 채웠다.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검찰은 가지고 간 압수수색용 박스가 동이나 일반물품을 담는 박스까지 대량으로 동원했다.

 

롯데그룹을 정조준한 검찰 수사는 신영자(74·여)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입점로비 의혹이 단초가 됐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정운호(51·구속) 대표로부터 2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때문에 사건 초기 수사는 정 대표와 신 이사장간의 로비 수사로 한정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룹차원의 수사로 확대 되면서 일각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돌았다. 혐의도 비자금과 임원진 횡령배임 등 전형적인 기업 비리다.

 

한편, 롯데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시각에서는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이명박 정부가 공군 활주로까지 변경하면서까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내준 것을 비롯해, 부산 롯데월드 부지 불법 용도 변경, 맥주 사업 진출 등 각종 특혜를 얻었다. 같은 기간 계열사도 46개에서 79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자산 규모도 43조원에서 96조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제2롯데월드 부실공사 등이 현 정부 들어 드러나면서 국민여론이 악화되자 청와대를 비롯한 사정기관이 벼르고 있었다는 얘기들이 그동안 있어왔다. 실제로 국세청의 롯데에 대한 산발적인 세무조사 등이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검찰이 나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입점로비 의혹 수사에 대한 롯데의 비협조적 태도가 결정적으로 검찰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신 이사장 측에 대한 압수수색 후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했다. 이후 이어진 참고인 신분조사에서는 참고인들이 출석요구에 불응해 애를 먹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참고인 신분 관계자들이 대부분 수사를 거부하고 있다. 조사가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 관계사에서 압수수색에 대한 저항은 몰라도 조직적으로 증거를 폐기하고 숨바꼭질 하는 것은 처음 보는 사례"라며 "정상적 대응이 아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 이후에도 검찰은 여러 경로로 롯데 측에 수사에 응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신 이사장을 비롯한 롯데 측은 대형로펌들을 변호인 또는 대리인으로 선임하면서 조직적으로 대응했다. 결국 그룹차원의 전방위 수사는 예정된 사실이었지만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은 롯데 측의 도발이라는 분석이 법조계 중론이다. ‘괘씸죄’까지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롯데 역시 이번에는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전면전'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입점 의혹에 대한 수사 내용이 보도되면서 그룹에서 내사를 눈치 채 대비하고 있다는 첩보를 얻었다"며 "더 늦추면 기업 수사로서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말해 사실상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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