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물류 분할…삼성물산 합병 수순
물류는 물산, IT는 전자로…경영권 승계 및 이재용 지배력 강화 '목적'
2016-06-07 17:55:16 2016-06-07 18:00:44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이 주춤하던 지배구조 개편 후속작업에 나섰다. 
 
삼성SDS가 7일 물류사업 분할 검토를 공식화한 가운데, 재계에서는 다음 순서로 그룹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점치고 있다. 삼성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 불공정성 논란이 재차 불거지는 등 경계 요인이 많다. 여소야대로 재편되며 재점화된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도 눈치 대상이다. 삼성은 일단 시장 반응을 살피면서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재 공식화한 것은 물류사업 분할 검토"라면서도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예측하는 대로 삼성물산 상사 부문과의 합병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비율 등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며 "다각적 측면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3일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다만 공시 효력은 3개월까지로, 재계는 이 기간 삼성이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여론 추이 등에 적절히 대응하며 다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매출액 기준 삼성SDS의 64.5%를 점하는 IT부문은 삼성전자에서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9.20%)이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에 이은 3대 주주로,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추후 경영권 승계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합병해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적으로 늘릴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본질인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용도에 적합하다.
 
다만 삼성SDS 물류사업을 물적분할해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할 경우 삼성SDS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삼성물산을 지배하는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류사업을 물적분할해 삼성물산에 매각하거나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최소 1조원 이상의 인수자금 문제를 풀어야 한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물류사업을 인적분할한 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간의 보유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이 경우에도 이 부회장은 신설 물류법인의 지분 9.2%를 보유하게 돼, 향후 삼성물산이 신설법인을 흡수합병할 경우 물산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SDS는 당초 분할 계획이 없었으나 최근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실적 부진 등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동력을 제시하지 못한 삼성물산의 현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이다. 또 다른 삼성 고위 관계자는 "어쨌든 올 한 해 속도감 있는 개편 작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환경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야권이 지주회사 인적분할 시 자사주의 자회사 신주배정을 제한하는 규제법안을 추진하는 등 지배구조 관련 정책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지주회사 설립을 권장하는 지원 혜택도 2018년 일몰되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의 속도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던 제일기획 매각 건은 프랑스 퍼블리시스와의 협상 실패로 무산됐다.
 
7일 삼성SDS를 항의 방문한 소액주주들이 물류 분할을 반대하고 있다. 사진/정문경 기자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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