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박근혜정부가 대선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대신 규제 철폐 카드를 빼들었음에도 기업들의 체감도는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510개 기업(대기업·중소기업 각 255개)들을 대상으로 '2016년 규제개혁 체감도'를 물은 결과, 83.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84.2)보다 소폭 하락했다.
규제개혁 체감도는 정부의 전년도 규제개혁에 대해 기업들이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만족한다는 응답이, 미만이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정부가 추진한 규제개혁 성과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반면 불만족 응답 비율은 30.6%로, 5배 이상 많았다. 63.4%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규제개혁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한 기업들은 '보이지 않는 규제개선 미흡'(32.0%)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공무원의 규제개혁 마인드 불변'(24.5%), '해당분야 핵심규제의 개선 미흡'(2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부문별 체감도 역시 모두 100 이하로 집계됐다. '규제의 품질 제고'(90.5)는 상대적으로 높았던 반면 '신속한 후속조치'는 73.6을 기록해 가장 만족도가 낮았다. 분야별 체감도도 100을 넘는 분야는 없었다. 특히 '노동 규제'(72.3), '대기업 규제'(74.9)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응답 기업의 9.4%는 규제로 인해 투자가 무산되거나 지체된 경험이 있고, 12.9%는 신산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신산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로는 '시장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시설 규제'(31.8%), '시장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술 규제'(30.3%), '제도 미비로 시장진입 어려움'(19.7%)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가 추진할 규제개혁 정책 가운데는 '한시적 규제완화'(30.8%)에 대한 기대감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어 '규제개혁 신문고'(21.4%), '규제프리존'(19.6%), '네거티브 방식의 신산업 규제완화'(13.9%)에 대한 기대도 비교적 높았다.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중복응답)로는 '법령 개선 등 신속한 후속조치 추진'(41.6%), '신산업 육성규제 정비'(32.5%), '한시적 규제완화'(28.6%) 순으로 조사됐다. 분야별 우선추진 과제는 '노동 규제'(38.0%), '대기업 규제'(28.2%), '환경 및 에너지 관련 규제'(25.3%) 순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규제개혁은 국회 차원의 법률 개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규제를 개혁한다고 발표했어도 법률개정 등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기업들의 체감도를 높일 수 없다"고 사실상 국회를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규제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체감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20대 국회에서는 정부와 국회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규제개혁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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