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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렸던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았던 인공지능(AI)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편리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공포가 동시에 찾아왔다.
이미 시작된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기대감이나 공포감보다는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새 책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를 통해 인공지능이 그 동안 어떻게 발전해왔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나갈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인공지능의 역사는 지난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50년이 지나도록 기계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스스로 알아보지 못했다.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고 생각하는 중요한 방식인 '직관', 즉 경험을 통한 학습을 기계에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딥러닝'이 출현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인간 뇌 속의 신경세포를 모방한 딥러닝은 100층이 넘는 깊은 인공신경망을 형성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됐다. 수천만장의 사진을 통해 어떤 것이 강아지고 어떤 것이 고양이인지 스스로 알수 있게 된 것이다. 이세돌 9단을 4대1로 이겼던 '알파고'의 딥러닝은 48층의 인공신경망을 사용했다. 현재 개발된 딥러닝은 최고 152층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알파고가 보여준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김 교수는 앞으로의 인공지능을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세상을 알아보고 알아듣고 이야기하는 약한 인공지능은 이미 시작됐다.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대량의 지적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경쟁력에 사망선고를 내리고 인간의 자리를 빼앗을 것이다. 독립성과 자아, 정신, 자유의지까지 갖춘 강한 인공지능은 인류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결국 인류 종말이라는 최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저자는 인간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기계와는 다르다'는 희망을 가지고 차별화된 인간다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성 : 인공지능의 발전과정과 미래 모습을 풀어주면서 인문학적 시선을 접목한 대중 과학서다. 인공지능의 발전 및 변화 흐름을 쉽게 짚어준다.
▶대중성 : 저자의 강연 내용을 구어체로 정리한 책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다. 다 읽고 나면 인공지능에 대한 한 편의 강의를 들은 듯한 느낌을 준다. 풍부한 그림·사진 자료도 이해를 돕는다.
▶참신성 : 인공지능에 대한 과학책에 철학적 깊이를 담아냈다.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철학적, 논리적 방법을 통해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대응책도 철학적인 사고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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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기계의 지능이란
기존의 슈퍼컴퓨터는 그 어려운 미적분 연산은 해내면서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구별하는 일은 하지 못했다. 컴퓨터가 판단을 내리도록 하려면 강아지의 특징이 무엇인지 설명해줘야 하는데 언어적 설명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언어적 설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나오면서 인공지능이 한계를 넓혀가고 있다.
2. 기계에 들어간 인간의 논리
서양 철학은 세계를 기본적인 논리로 표현하기 위해 애써왔다. 그 중 하나가 이진법과 AND, OR, NOT, NAND 등의 논리규칙이다. 이 논리를 기계가 처리하도록 한 것이 컴퓨터의 시작이다. 1950년대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컴퓨터에 수학문제나 체스게임 등을 시키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처리하는 것도 간단한 일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3. 인간의 논리를 넘어 빅데이터로 학습하다
컴퓨터에 알고리즘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컴퓨터와 인간이 논리를 연산하는 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가 인간의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도록 하는 실험이 시작됐다. 뇌의 계층구조를 컴퓨터에 만들었고 빅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자극을 경험토록 했다.
4. 인간처럼 학습하는 '딥러닝'
딥러닝은 특별한 설명 없이 데이터만으로 학습한다. 인간이 세상을 학습하는 방법과 같다. 시작은 1957년 개발된 '퍼셉트론'으로 인공신경세포를 연결해 논리연산규칙을 스스로 인식했지만 학습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돼 있었다. 퍼셉트론을 여러 겹 쌓은 다층 퍼셉트론(MLP)은 복잡한 정보를 수행할 수 있지만 3층 이상을 쌓기는 어려웠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한 것이 현재의 딥러닝이다. 딥러닝은 진화를 거치며 시트콤 '프렌즈'의 대본을 그럴싸하게 써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5. 인지자동화 산업과 인간의 미래
인간의 인지능력을 기계가 대신하는 약한 인공지능은 콜센터나 특허, 헬스케어 분야의 직업을 대신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무인자동차는 전세계적으로 5조800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전망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향상되는 생산성이 한 곳에 몰리며 부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1,2차 산업혁명 당시 공교육과 부가가치세 등을 도입해 위기를 극복했듯이 인공지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부가지능세' 등 새로운 개념 도입을 검토가 필요가 있다.
6. 강한 인공지능
독립성과 자아를 가지는 강한 인공지능은 이제껏 인류가 만나보지 못한 가장 강력한 적이 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지구상에 인간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이 질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류는 '인간다움'을 지켜내며 살아야 한다. '우리는 기계와 다르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책 속 밑줄 긋기
육체적인 노동은 기계에 거의 다 넘겨줬는데,
지적인 노동은 아직 수작업으로 하고있습니다.
지금까지 딥러닝 혹은 인공지능이 보여준 시나리오를 통해
어쩌면 머지 않아 상당히 많은 지적인 노동 역시
자동화될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강한 인공지능이라면 '지구-인간'이 더 좋으냐
'지구+인간'이 더 좋으냐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거에요.
강한 인공지능 입장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구-인간'이 더 좋다는 논리적인 결론을 충분히 낼 수가 있다는 거에요.
■별점 ★★★★
■연관 책 추천
'김대식의 빅퀘스천'|김대식 지음|동아시아
'인공지능과 딥러닝'|마쓰오 유타카 지음|박기원 옮김|동아엠앤비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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