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4·13 총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관악을을 찾았다. 후보들은 흘러가는 시간을 아까워하며 최후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관악을은 전통적인 야당 텃밭이지만 야권 후보의 분열과 1년 전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탓에 판세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곳 중 하나다.
분 단위로 바삐 움직이는 후보들의 시간을 쪼개 최종 판세와 이들이 그리는 관악의 미래를 들어봤다. 각 정당의 상징 색깔만큼 각기 다른 그림을 제시했다.
◇오신환 "정 주고, 마음 주고, 표 줬는데 왜 아직도 낙후돼 있나"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어떻게 표심으로 연결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이곳은 1년 전 보궐선거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다. 주민들은 여전히 지역의 변화나 발전을 염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후보는 "관악을은 기본적으로 여 35 대 야 65로 보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야당에) 실망했던 분들이 많다"며 "당선된지 2달 만에 경전철 사업을 승인받았고 (그런 것들을) 현수막으로 내걸고 알리면서 주민들이 뭔가 많은 일들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시는 것 같다. 정당과 후보자가 경쟁하게 만들었고 '내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떨어지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 지난 1년의 성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 국민의당 이행자 후보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선거 구도에 대해 "지난번에 정동영 후보가 나왔을 때와 구도가 흡사하다"며 "이행자 후보가 시의원도 하고 아버지도 시의회 부의장을 하실 정도로 터를 닦은 분이라 최근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4선거구 쪽에도 많이 전파가 됐다. 정동영 후보보다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가장 우선 할 일에 대해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정말 어렵게 법무부를 설득해 4년간 폐지 유예 결정을 이끌었는데 아직 부족하다. 5월에 법사위로 옮겨가서 활동할 예정이다. 사법시험 문제는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사명으로 생각하고 하려고 하고, 경전철 사업도 계획대로 잘 추진되도록 신경 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태호 "2번으로 힘 모아주고 있어 좋은 결과 확신"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는 "선거 기간 수백, 수천 명의 관악 주민을 만났다. 주민들이 '이번에는 꼭 되찾아야 한다'며 지난 보궐선거 얘기를 많이들 하신다"며 "야권분열이라는 어려운 조건에 놓여있지만 주민들께서 2번 정태호로 힘을 모아주시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후보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이미 한번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며 '학습효과'에 따른 전략적 투표를 기대했다.
정 후보는 지난 보궐선거 후 1년 동안 지역을 어떻게 다져왔냐는 질문에 "더민주 지역위원장으로서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수차례 협의해 왔고, 그 결과 지난해 9월 경전철 신림선 기공식을 이뤄냈다"며 "신림선 고시촌역 유치, 난곡선 확정 등 현안 해결을 위해 신발이 닳도록 뛰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할 일에 대해 '강남아파트 재건축 문제', '청년 일자리·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현안이 바로 사시존치다. 19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20대 국회에 들어가 1호 법안으로 사시존치 법안을 발의하고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행자 "바닥민심 탄탄…젊은층, 안철수에 대한 기대 커"
국민의당 이행자 후보는 판세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를 보고 '지지율 높은 당을 해줘야 하지 않나' 하시면서도 '이번에는 3번 좀 해줘야 하지 않나' 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최근 녹색바람이 불고 있지 않나. 안철수 대표도 오늘(12일) 오시는데 사실 모든 수도권 지역을 가실 수는 없고 당에서 경합지역으로 보고 당선가능성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집중하는 것이다. 녹색바람이 막판에 뒷심을 확실하게 발휘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최근 일고 있는 '녹색바람론'이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지자를 확실히 가르려는 여권의 선거 전략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둘을 가르려는 전략이라면 야권 지지자만의 표가 갈려야 하는데 실제로 여권 지지자들 중에서 새누리당에 실망한 분들이 이번에는 국민의당에 주자는 분들이 꽤 있다"고 몸소 체감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어제(11일) 대학동 고시촌에 가서 30, 40대를 만났는데 안철수 대표가 300~400만원 짜리 월급을 받는 일자리를 만들어 본 사람이라는 데에 기대들이 크셨다. 저 개인의 지지자는 50대의 호남 출향민과 지역 학부모 등이지만 '플러스 알파'가 있을 수 있다고 느꼈다"며 고무된 표정을 보였다.
그는 여당 후보가 당선된 지난 보궐선거에 대해 "지난번에는 1년짜리니까 한 번 줘보자 했을 수 있지만 4년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신다. 작년과 같은 양상은 아닐 것"이라며 "지난번 선거 결과 야권 지지자 중에 정태호, 정동영 다 찍기 싫었던 분들이 새누리당에 표를 줘버리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했던 탓"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면서 상임위에서 예산을 반영해 놓으면 빼버리는 식으로 시의원 활동을 정말 못 할 정도로 새정치연합의 다수 의원들이 압박했기 때문에 더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하게 됐다"며 "지방재정교부금의 내국세 비율을 25%로 확대해 누리과정 예산과 일반고 활성화 예산을 확보하고, 사회서비스공단을 만들어 비정규직으로 있는 사회복지사, 방과 후 교사들의 고용을 안정시키는 등 '격차 해소'를 위한 일들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관악을에는 세 후보 외에도 민주당 서울시당 관악구 지역위원장인 송광호 후보와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전까지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민중연합당 이상규 후보도 출마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1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교 근거 차도에 관악을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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