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20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때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인 SNS 통한 선거 운동이 치열했다. SNS는 정보를 대량으로 전파하기에 가장 쉬운 통신수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2012년 1월 18대 대선을 앞두고 SNS를 통한 상시 선거운동을 허용했다. 그러나 재미 위주로 무분별하게 다뤘다간 공직선거법 위반자로 처벌 받는다. 그 경계를 짚어봤다.
4·13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지난 9일 오후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 마감시간을 앞두고 투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일 SNS 등을 통해 지역감정을 유발한 혐의(공직 선거법 위반)로 A(42·전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에 ‘후보자 등 비방금지’ 조항이 만들어진 뒤 첫 적발 사례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고도의 저격수’라는 필명으로 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경남과 부산 등 특정 지역과 특정 후보를 비하하는 글을 71차례 올린 혐의로 입건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별 다른 뜻 없이 생각을 알리기 위해 글을 썼다”고 진술했다. A씨처럼 별다른 뜻 없이, 다시 말해 선거운 동이라는 의식 없이 글을 상당수 올린 경우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다만 기소된 뒤 양형부분에서는 참작될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를 전후해 A씨와 같은 사례로 입건되거나 심지어 처벌되는 사례가 지난 19대 총선에 비해 크게 늘것으로 보인다. 벌써 대검찰청이 지난 5일까지 집계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후 보자 총 133명 중 흑색선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후보자가 61명으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여론조작으로 입건된 사람 9명까지 합하면 절반을 훌쩍 넘는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SNS 활용 비방선거 다수 적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적발한 SNS 활 동 주요 조치사례를 봐도 특정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와 특정 후보자를 비방한 행위,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비하·모욕한 행위 등이 다수 적발됐다. 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선거일 당일을 제외하고는 상시 허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공직 선거법 59조에 따르면 선거일이 아닌 때에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글을 자유로이 게시 할 수 있다. 다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은 제한된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 음성, 화상, 동영상을 직접 게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선거 관련 게시글에 ‘공유하기’를 클릭하는 행위나 응원 댓글을 다는 행위, 선거관련 게시글에 ‘좋아요’ 를 계속적 반복적으로 클릭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 한 동영상을 제작 또는 발췌해 SNS나 유튜브에 올리는 행위도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 국민의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고도로 보장되는 영역이지만 자칫 선거에 관해 잘못 알거나 모르고 있으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미성년자, 댓글 등 단순공유는 가능
가장 혼돈을 부르고 있는 것은 미성년자의 선거운동이다. 공직선거법 60조는 미성년자, 즉 만 19세 미만인 사람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자신의 부모가 출마했다고 해서 미성년 본인이 부모를 지지하는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SNS에 올리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다만 자녀가 부모를 지지하는 다른 사람 의 글을 단순히 몇차례에 걸쳐 공유하는 정도는 법 위반이 아니다. 부모가 출마한 친구를 둔 미성년자가 공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할 때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 면서 “부모나 친구의 부모 등을 지지하는 글을 몇 차례 공유하는 정도는 선거운동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런 정도를 넘어 본인이 직접 글이나 사진·영상을 제작해 지지할 경우에는 후보자의 친자녀라 하더라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성년 자가 선거 당일 SNS를 이용해 이같은 행위를 했을 경우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600 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애완동물 이용하면 주인 처벌
SNS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애완동물이다. 부모가 출마한 미성년 자녀가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을 이용해 특정 선거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사진이나 글을 SNS에 올렸을 때는 어떻게 될까.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소지가 크다. 법무법인 바른 총선대응팀의 강상덕 변호사는 “동물을 수단으로 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장면을 연출한 사람이 법 위반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당일 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금지되지만 독려는 허용된다. 이른바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투표 참여를 권하는 것도 가 능하다. 다만 이때에도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암시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할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해도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빈 투표용지에 대한 촬영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으나 2012년 총선 당시 대구의 한 대학생이 빈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은 예가 있다. 투표지를 촬영할 경우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4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강 변호사는 “일반 국민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법을 위반하는 가장 대표적 행위가 투표장소에서의 촬영”이라며 “선관위 등이 투표소 앞에 마련한 포토존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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