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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셰프들이 요리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5분. 복잡하고 생경한 레시피를 뚝딱 소화해내며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만들어낸다. 이 같은 요리 프로그램이 간단하고 쉬워 보이는 이유는 중간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어디서, 어떻게 좋은 재료를 고르고 어떤 식으로 다듬어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물론 설거지 같은 뒤처리 과정도 보여주지 않는다.
유명 스타트업의 성공스토리도 비슷하다. A 스타트업은 추가 자금조달로 기업가치가 20억달러로 높아졌다더라, B 스타트업은 창업 3년만에 구글에 5억달러에 인수됐다더라, 페이스북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C 스타트업의 창업자는 억만장자가 됐다더라 식의 뉴스가 매일같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베일에 가려져있다.
'핫시트: 스타트업 CEO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해 상세하고 친절한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 직후에 겪을 수 있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자금은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에서부터 마지막으로 회사를 어떻게 매각할지까지에 대한 생생한 조언이 담겨있다.
저자는 스타트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댄 샤피로다. 샤피로는 온라인 사진저장서비스 '온텔라'와 가격비교 서비스 '스파크바이' 등을 창업하고 성공적으로 매각해 구글 자회사의 CEO를 역임했다. 킥스타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보드게임인 로보터틀을 제작했고 현재는 3D 레이저 프린터를 만드는 스타트업 글로우포지를 이끌고 있다. 그가 4차례의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직접 겪었던 일, 주변의 스타트업에서 들은 일을 바탕으로 전하는 이야기는 생생하다.
책의 백미는 자금조달을 다루고 있는 2부와 매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5부다. 투자자들을 접촉하는 방법과 피칭용 슬라이드를 만드는 깨알팁은 물론이고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탈 등 각각의 투자자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A부터 Z까지 설명해준다. 높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쉽게 듣기 힘든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전문성 : 저자 자신이 오랜 기간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경험하면서 쌓아옿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정리한 책으로 스타트업 CEO들이 맞닥뜨릴 만한 문제들을 명쾌하고 직설적으로 해결해준다. 고민이 있는 스타트업CEO라면 목차를 보고 일부만 읽어도 믿음직한 가이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중성 :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직접 창업을 하거나 스타트업이 투자할 계획이 없더라도 스타트업이 어떻게 생겨나고 소멸하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읽어볼만 하다.
▶참신성 : 시중에 이미 스타트업 창업과 관련한 책은 넘친다. '핫시트'가 다른 책과 다른 점은 디테일한 창업 가이드북이라는 데에 있다. 어떻게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가 혹은 어떤 경영 마인드가 필요한가 등 큰 그림보다는 세부적인 조언으로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채우고 있다. 회사의 가구는 사야할지 빌려야 할지, 유선전화가 필요할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조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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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창업
창업 초기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기다. 창업 단계마다 도사리는 위험을 회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빨리 파산하는 것이 최선이 될 수도 있다. 믿을 만한 공동창업자를 찾아 주식을 분배하고, 회사가 추구해야할 분명한 목표를 정리하는 것 모두 초기에 완성해야할 일들이다.
2. 자금조달
자금조달은 스타트업 CEO로서 극복해야 할 첫 문제이자 가장 어려운 도전이다. 성공적인 피칭을 위해서는 회사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자, 크라우드펀딩 등 각 자금조달 경로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3. 리더십
CEO의 역할은 궁극적으로는 적재적소에 적임자를 배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팀을 구성하고 비전을 이끌어가고 투자자 및 인맥을 관리하는 일 등도 CEO가 감당해야 할 일들이다. 기업문화를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것 역시 CEO의 역량에 달렸다.
4. 경영
회사를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권한을 부여하거나 설득, 결정을 위임할 수 있다. 하지만 타협하거나 포기해버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최상의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재영입에 힘써야 하며 대기업에서의 생활방식을 기꺼이 버려야 한다.
5. 종반전
외부 투자를 유지하는 순간부터 스타트업은 팔아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매각이 된다면 단순히 팀이 팔리는 것인지, 제품이 함께 매각되는 것인지 아니면 비즈니스가 통째로 인수되는 것인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책 속 밑줄 긋기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힘든 일과 회사가 직면한 존재론적 위협은
당신의 비즈니스에는 투자가 된다.
당신이 여기서 성공하면 당신의 회사는 100배는 더 나아질 것이다.
별 도움이 안 되는 위안일지 몰라도
빨리 망하면 망할수록 더 일찍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투자유치는 복잡하고, 스트레스 받고, 진이 빠지고, 지독하게 힘든 일이다.
그러나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큰 그림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도움이 되는 일이다.
엔젤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돈으로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 여기는 부자들일 뿐이다.
벤처캐피털은 돈을 버는 일이 직업인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모두 당신이 어떤 멋진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신들도 그 일의 일부가 되고 싶어 참여하는 것이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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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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