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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정기 주총, 우여곡절 끝에 안건 통과
소액주주 매각 반대 항의…주총 직후 1차 총회 개최
2016-03-25 17:05:44 2016-03-25 17:05:46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KDB대우증권(006800) 정기 주주총회가 미래에셋증권으로의 매각 이슈와 관련된 일부 주주들의 항의 속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상정된 총 4가지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지만, 진행 내내 차질을 빚었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주총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며 1시간 20분이 지난 오전 10시 20분에 끝났다. 
 
25일 KDB대우증권은 서울 여의도 본사 17층 회의장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홍성국 사장은 의장으로 나서 주총 시작과 함께 지난해 영업보고를 진행했다.
 
홍 사장은 “지난해 대우증권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29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며 “이는 국내 증권업계 1위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사업부문이 흑자를 달성해 균형 있는 손익구조 구축과 함께 지속성장의 토대를 다졌다”고 덧붙였다. 
 
KDB대우증권은 25일 서울 여의도 본사 17층 회의장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KDB대우증권
 
홍 사장은 “지난해 말 금융상품 판매 잔고는 65조원으로 당사 최고치를 달성했고, 개인연금 영업 계좌 수는 전년 대비 982% 증가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증권업계 환경을 현실적으로 고려해 올해 순영업수익 목표치를 지난해(1조47억원)보다 1000억원 낮은 9800억원으로 잡았다.  
 
영업보고 이후 일부 주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오는 30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최종 승인 여부만을 남겨두며 미래에셋증권으로의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차입매수(LBO) 방식의 매각 구조 문제 제기와 매각으로 인한 주가 하락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변호사 전 모씨는 “대우증권 눈앞에 놓인 미래에셋증권으로의 인수와 향후 합병과 통합, 그리고 합병으로 인한 대우증권의 자산 유출에 대한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며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차입금은 8000억원인데 이는 대우증권의 4년치 이익과 같은 규모”라고 항의했다. 이후 매각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주주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몇몇 주주들끼리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도 벌어졌다. 한 주주는 홍 사장을 향해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고 주총장에서 쫓겨났다.  
 
홍 사장은 “매각으로 인해 대우증권 주가가 하락하는 등 주주들의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오늘은 감사보고와 영업보고를 비롯해 총 4가지 안건을 다루는 정기 주총인 만큼 이 부분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사외이사 선임안이 다뤄졌다. 지난 1976년부터 1999년까지 약 23년간 대우증권에 몸담으며 대우증권 부사장을 역임하고, 메리츠증권 사장, 한국증권업협회 회장, 한국금융투자협회 초대 회장 등을 두루 거친 황건호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초빙교수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현장 표결이 진행됐다. 한 주주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년간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를 맡은 황건호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고, 일부 주주들도 이에 동의하며 표결이 진행됐다. 사전에 전자투표를 했거나 위임장을 통해서 의견을 제출한 이를 제외하고 현장에 있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현장 표결이 진행됐다. 현장 표결까지 종합한 결과 총 의결주식수 2억1008만6422주 중 반대 61만7153주, 기권 20만5460주, 찬성 2억926만3810주로 출석한 주주의결권의 과반과 의결권 있는 총 주식수 4분의1의 찬성으로 황건호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황건호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이날부터 내년 3월까지 1년간이다.  
 
홍 사장은 황건호 신임 사외이사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 경험이 많고, 대우증권 출신으로 회사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며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 과정에서도 대우증권 직원들의 어려움을 미래에셋 경영진에 더 잘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재무제표(배당안)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도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연결기준 영업이익 4311억원, 당기순이익 2988억원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승인했고, 보통주 330원, 우선주 363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사보수 한도 역시 지난해와 동일한 30억원을 요청해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원안대로 승인받았다. 
 
KDB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은 25일 대우증권 주총 직후 대우증권 본사 지하 1층 강당에서 제1차 소액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권준상 기자  
 
한편, 이날 주총이 끝나자마자 대우증권 지하 1층에서 제1차 소액주주총회가 진행됐다. 지난 21일 산업은행을 상대로 이번 대우증권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로 제소하는 등 지속적인 법적 투쟁 의지를 표명한 소액주주 모임은 이날 소수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또 차입매수와 관련된 소송 등에 대한 부분도 설명하고, 각 주주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소액주주 모임과 연대하고 있는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이날 대우증권 주총과 소액주주총회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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