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미분양 통계에 수요자만 '봉'
신고 의무화 없어 국토부 정확한 집계 불가능…업체들 '눈가리고 아웅'
입력 : 2016-03-24 16:28:52 수정 : 2016-03-24 16:28:57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미분양 통계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업체 자율에 맡기다보니 지자체에 보고하는 수치는 물론, 미분양물에 대한 선착순 분양에서 수요자들에게 알리는 정보 역시 거짓이 일상화되고 있다. 미분양 통계는 해당 단지의 가격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일반 수요자들이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전무한 실정이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5100여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6만737가구)와 비교해 5600가구, 9.3% 줄어든 것이며, 지난해 말(61만1500가구) 이후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1~2월 분양물량이 감소해 자연스럽게 신규 미분양 발생량은 줄고, 기존 미분양은 빠르게 해소된 결과다. 2월 신규 미분양 물량은 2100가구 수준으로 1월(6500가구)에 비해 3분의 1수준만 발생했고, 기존 미분양은 최근 1년 새 가장 많은 7700가구가 넘게 해소됐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업계 자율적으로 신고하는 수치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미분양 물량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토부 미분양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실제 국토부는 이번 통계에서 지난 1월 미분양 통계를 수정해 발표했다. 서울시에서 지난 달 누락된 131가구를 통계에 뒤늦게 반영한 것이다.
 
B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분양 통계는 주택업계의 공급시기 조절은 물론, 정부의 주택정책 수립에도 밑바탕이 되는 자료다. 실수요자들 역시 분양주택 주택 구입 시 지역 내 주택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향후 가격 변화를 예측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는 만큼, 신고기간을 정하거나 신고를 의무화 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가 매달 미분양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만 정확성이나 신속성이 떨어져 헛점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미분양 통계의 맹점을 악용한 분양업체의 거짓 정보 제공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수요자들은 업체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달 초 경기 지역 한 미분양 단지의 6층 아파트를 동호수지정 계약으로 구입한 Y씨는 분양업체의 거짓말에 때문에 울분을 토했다. 고층을 원했던 그는 "미분양 물량이 4건 남아있으며, 그 가운데 6층이 가장 고층이다"는 분양업체 직원의 말을 듣고 덜컥 계약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직원에게 소개한 지인에게서 10층 물건을 구입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지인이 고층이 없어 계약을 못하겠다고 하자 다음 날 10층 물건이 갑자기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더라"며 "그 직원에게 전화해 왜 전에는 이 물건을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미 계약을 진행해 되돌릴 수 없었지만 Y씨는 당시 4개 밖에 없다던 물건이 최근 발표된 경기도 미분양 통계를 확인한 결과 2월말 기준 19건에 달했다며 또 한 번 황당해 했다.
 
분양업체 한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적게 남았을 경우 분양업체 직원이 인근 부동산에서 선점한 물건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나눌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며 "미분양 신고에 대한 의무나 제재가 없어 일반 수요자들이 남은 물량 자체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방법은 지금으로써는 분양업체의 말을 믿는 것 이외에는 딱히 없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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