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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콘텐츠 산업에 3200억 투자…"CJ헬로 합병 전제"
규모의 경제로 '투자 효율화'…5년 간 5000억 운용 계획
2016-03-08 15:40:43 2016-03-08 15:40:43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이 성사되면 향후 1년 간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투자할 방침이다. 아울러 5년 간 총 5000억원 규모를 콘텐츠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8일 서울 중구 SK(003600)텔레콤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병법인의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3200억원 펀드 자금은 합병법인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1700억원은 투자 유치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2200억원은 콘텐츠 제작에, 1000억원은 관련 스타트업 활성화에 지원된다. 콘텐츠 투자금액은 세부적으로 드라마, 다큐 등 일반 영상 콘텐츠 제작에 1200억원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가상현실(VR) 등 융복합 콘텐츠 펀드에 600억원 글로벌 콘텐츠 펀드에 400억원이 쓰인다.

 

3200억원은 정부 지원 콘텐츠 펀드(4000억원)나 국내 벤처캐피탈이 콘텐츠 분야에 투자(4000억원)하는 금액에 견줘 매우 큰 규모라는 평가다. 현재 드라마 한 편 제작에는 4~5억원 정도가 소요되고, 3200억원은 국내 드라마 50%를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SK브로드밴드는 이같은 투자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CJ헬로비전과의 합병 승인이 선행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에 KT(030200)LG(003550)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의 투자 및 상생 계획은 현재도 실행 가능한 기업 활동으로서, 합병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은 콘텐츠 유통 시장 독점화 목적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가입자가 100만명, 300만명, 700만명일 때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투자 효율성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합병이 지연된다면 펀드 조성도 당연히 늦어질 것이고, 만약 합병 승인이 안 된다면 투자 활동은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법인이 탄생하면 조성된 펀드를 토대로 전편을 VOD 오리지널로 사전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설 계획이다. 확대된 가입자 기반을 토대로 ‘VOD 1st’라는 유통 경로를 신설하고,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와 같은 콘텐츠를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그동안은 인기 TV 프로그램과 영화 중심의 VOD 콘텐츠가 운용됐지만, 가입자 확대로 고객 취향 분포가 넓어지면 교육, 다큐, 애니메이션, 지역 콘텐츠 등으로 종류를 늘려갈 방침이다.

 

이 사장은 “1700억원의 투자 유치도 모태펀드 등을 기반으로 충분히 확보 가능할 것이라며 재투자 계획인 1800억원은 회수할 원금과 수익을 합친 금액으로, 보통 드라마 투자 회수에 2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5년간 5000억 투자 집행은 원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플랫폼 사업자로서 고객 시청 행태와 니즈를 알고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는 한정된 장르 제공에 그쳤고, 투자 공백이 오랜 시간 지속됐다합병법인이 탄생하면 고객이 기꺼이 지불 의사를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사업자 간 경쟁 압력을 높이고 콘텐츠 제값 받기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8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CJ헬로비전과의 합병법인 출범 후 콘텐츠 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미연 기자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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