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일본의 샤프가 대만의 폭스콘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에 국내외 태양광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부터 4일까지 도쿄 빅사이트(Big Sight)에서 열린 'PV엑스포 2016' 전시장에서 만난 태양광 업계의 의견은 분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폭스콘에 매각된다면 샤프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기본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업계에서도 샤프가 태양광 부문을 키울지 혹은 분리해 매각할지 등을 놓고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다소 배타적 성향을 보이고 있어, 샤프가 대만 기업이 될 경우 교세라·파나소닉 등 다른 일본 업체들로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샤프의 태양광 사업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매각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에이스경제연구소의 야스다 히데키 연구원은 "샤프가 태양광 모듈 사업을 서서히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순차적으로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태양광 사업도 폭스콘에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샤프는 1959년부터 태양광 산업에 진출한 일본 최대의 태양광 셀·모듈 기업이다. 고효율의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인 강점이 있지만, 모듈 판매의 90% 이상을 내수에 의존하는 등 공급처 다변화에 실패했다. 그러다 주력인 액정디스플레이(LCD) 사업 부진에 이어 태양광 부문까지 적자에 허덕이면서 일본의 5위 정유사 쇼와셀석유의 자회사 솔라프론티어에 매각될 것이라는 보도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PV엑스포에서 만난 복수의 샤프 관계자들은 "아직 매각의 구체적인 부분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 할 말이 없다"며 "태양광 부문의 분리 여부 등에 대해 일체 아는 바가 없다"고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2014년 매출액이 4조410억 대만달러(약 150조원)에 이르는 메가 생산기지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하면서 오히려 태양광 산업을 키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는 "솔라프론티어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는 폭스콘 아래서 '샤프'라는 이름으로 계속 태양광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샤프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순손실 1083억엔을 기록했다. 특히 태양광 사업이 포함된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10~12월 50억엔(약 531억원) 적자로, 이달까지를 포함한 연간 실적은 70억엔(약 743억원) 적자로 예상된다. 샤프는 지난해 초 자회사였던 리커런트 에너지를 인수한 지 5년 만에 중국 태양광 기업 캐내디언 솔라에 매각했다.
지난 2~4일 도쿄 빅사이트(Big Sight)에서 열린 'PV엑스포 2016'에 참가한 샤프(SHARP)의 부스. 사진/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도쿄(일본)=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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