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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단 안정" 금융지주 사외이사 소폭 물갈이
KB는 전원 유임, 신한도 최소화…CEO 임기 영향 분석도
2016-02-28 12:00:00 2016-02-28 16:08:54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다음달 대거 만료되지만 교체 폭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해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첫 적용되면서 사외이사가 대거 교체된 바 있어, 지금 바로 교체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말 임기 만료되는 최고경영자(CEO)의 거취와 맞물려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지주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사외이사 7명을 전원 재선임했다.
 
최 전 사장과 함께 재선임된 사외이사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최운열 서강대학교 석좌교수와 삼성생명을 비롯 삼성카드, 삼성증권 대표 등 삼성그룹 주요 금융 계열사 CEO를 지낸 유석렬 삼성전자 고문 등이다.
 
또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등을 거친 김유니스경희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병남 LG경영개발원 인화원 사장,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종수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 위원도 사외이사로 다시 기용됐다.
 
지난해 사외이사 전원을 바꾼 KB금융는 사외이사 임기는 모두 1년씩이지만 올해 신규 선임이나 교체를 하지 않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선임한 지 1년밖에 안되기 때문에 상당수 교체보다는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방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앞서 23일 이사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명을 교체했다. 새 사외이사 후보로 이성량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정일 전 재일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 이흔야 재일한국상공회의소 상임이사 등이 추천됐다.
 
아울러 재추천됐거나 새로 추천된 사외이사들의 경력이 모두 2년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해 임기가 끝난 남궁훈 이사를 임기 1년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선임했다. 
 
신한 관계자는 "남궁훈 이사는 금통위원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 사외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신한금융에 대한 이해가 높아 기타비상무이사에 신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도 8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윤종남, 박문규, 송기진, 김인배, 홍은주, 이진국 등 6명의 임기가 다음달 끝난다. 우리은행의 경우 현재 6명의 사외이사 중 오상근, 최강식 이사가 임기 2년을 채웠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말 사퇴한 김준기 이사를 대체할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 금융사도 한 명 이상의 교체는 불가피하겠지만 교체폭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올해 초 사외이사들의 경우 큰 폭의 변동이 예상됐었다. 금융위원회가 2014년에 도입한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들은 전체 사외이사 중 5분의 1을 매년 정기 주총에서 새로 선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배구조 모범규준의 수정 적용이후 사외이사 경력이 2년여 미만으로 짧은데다 금융업황 격변으로 인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게 회사들의 설명이다. 특히 모범규준이라는 것이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모범규준을 어려도 제재하기 힘들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KB금융 등에서도 전원 유임하는 등 예외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도 각양각색의 이유로 사외이사 교체를 최소화하려는 분위기"라며 "상당수 CEO들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기존 이사회 구성원에 변화를 주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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