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전략공천’ 밀어붙이기에 여당 내분 절정
김무성 대표, ‘상향식공천 원칙 훼손’ 격분…이한구 위원장 “경선 관여말라”
'우선추천지역' 선정 원칙, 공천관리위원회서 다시 논의할 듯
2016-02-17 17:26:52 2016-02-17 17:27:42
새누리당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관위 결정 사항’ 발표를 기점으로 급격한 내분에 빠져들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날 마감된 공천 신청 현황을 언급하며 "많은 정치 지망생들이 공천혁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국민공천제를 믿고 우리 당에 신청을 많이 했다"며 "국민공천제는 절대 흔들릴 수 없는 최고의 가치이며 누구도 흔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전국 광역시·도별로 최소 1곳에서 최대 3곳까지 우선추천지역을 선정하기로 했다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발표를 거듭 비판한 것이다. 김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이 위원장 발표 내용의 철회나 공관위 해산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신청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 ▲여성·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 배려가 필요한 지역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단수 후보를 공천할 수 있는데, 이는 사실상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어 당이 발칵 뒤집어진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어제 발표가 나간 후부터 현역 의원들이 난리가 났다"며 어수선한 상황을 전했다. 우선추천지역 선정은 곧 '현역 의원 컷오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 등 비박(박근혜)계는 공관위가 기본적으로 '당원 3 대 국민여론조사 7'로 정해진 공천룰에 따른 공천관리 외에 공천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월권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 위원장과 친박계는 '당헌·당규에 우선추천지역 규정이 있으니 그것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공관위가 정한 경선 방법에 후보자가 일일이 가정을 달아 평하는 것은 적절한 모습이 아니다"고 했고, 김재원 의원도 "이 위원장의 발표 내용은 당헌당규에 충실하다"며 '이한구 엄호'에 나섰다. 
 
정갑윤 의원(국회 부의장)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략공천으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당의 대국민 이미지와 신뢰를 더 높이고 정책정당 역량 제고를 위해 우선추천지역을 중심으로 인재영입을 적극 추진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당 차원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며 상향식 국민공천 원칙과 배치되는 '인위적 공천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비박계를 분노케 한 것은 이 위원장의 발표한 '공관위 결정 사항'이 공관위 내부의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당내에는 이 위원장이 "일단 한번 띄워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1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데 (이 위원장이) 불쑥 합의가 안 된 걸 말하고, 어제는 진짜 깜짝 놀랐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위원장과 공관위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 등 공관위 소위원장단은 오후 별도의 회동을 갖고 당내 혼란상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회동 후 "공관위 활동과 관련해 혼선된 보도가 나가게 된 데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회의 결과를 발표할 때는 위원들과 논의한 뒤에 발표하겠다"고 물러서면서도 "우선추천지역 관련한 이야기는 과거 전략공천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여성과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들과 관계되는 것이다. 여론조사 방법은 '당원 3 대 국민여론조사 7'을 기본으로 하고 후보자 간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공관위가 어떻게 결정할지 소위 위원장들끼리 다시 마련해 토론을 거친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가장 쟁점이 됐던 '우선추천지역 광역시·도별 최소 1~3곳 선정' 방침에 대해서는 "틀린 내용은 없다. 그렇게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오히려 김무성 대표를 향해 "(계속 간섭하면) 당 대표가 물러나든지 내가 물러나든지 그래야 되지 않겠나. 당헌당규 잘 지키는 사람한테 그러면 안 된다. 제발 좀 당 대표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회동에 참석했던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앞으로는 모든 건 상의해서 발표하겠다고 했다. (전날 브리핑 내용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재논의 한다는 것이 결론"이라며 회동 결과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놔 갈등이 완벽히 봉합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김회선 클린공천지원단장은 공관위의 우선추천지역 논의에 대해 "강남과 TK 지역은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는 순간 여성과 장애인 후보만 갈 수 있다. (우선추천지역 선정 사유 중 '현저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제 해석은 광주나 전주 같은 곳을 전제한 것이고, 쉽게 말해 대구든 어디든 여성과 장애인을 위한 지역이 그렇게 막 나타나겠느냐"면서 우선추전지역 선정을 통한 '현역 컷오프'는 현실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17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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