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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들 '좀비건설사' 오명 벗나
사업보고서 발표 시즌 임박
착실한 수주·분양호조로 실적 개선 '기대'
2016-01-24 11:00:00 2016-01-24 11:00:00
[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좀비 건설사' 오명을 썼던 중견건설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3분기 부채비율이 581%에 달하면서 좀비 건설사 중 하나로 거론됐던 한라(014790)는 국내외 안정적인 사업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둔 중견사 중 하나고 꼽힌다.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조성공사의 메인 건설사인 만큼 이 지역에서 꾸준히 주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순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3차'까지 완판되면서 총 6700가구에 달하는 신규주택 분양에 성공했다. 또 최근에는 롯데건설, 한신공영(004960) 등과 함께 베트남 도로공사도 수주했으며, 캄보디아에서는 국도 개선사업도 따냈다.
 
실제로 좀비기업으로 분류된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개선 여지가 컸다. 부채비율(442%)도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39%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 유동비율(0.54%)과 이자보상배율(0.36%)도 각각 0.08%p, 0.35%p 개선됐다.
 
한라 관계자는 "대규모 프로젝트 분양 완료, 자산 매각, 해외 투자금 회수, 적극적인 자구활동,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현금유입이 이어지고 있어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오롱글로벌(003070)의 경우 업계 '어닝쇼크의 원흉'으로 꼽히는 미청구공사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7% 증가했고, 당기순손실도 같은 기간 163% 늘어나면서 우려가 확산됐다. 하지만 지난 4분기 동안 원가율이 좋은 민간 부문과 환경 부문을 중심으로 수주를 해왔으며 해외에서도 전년대비 110% 증가한 2억1099만달러를 수주하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였다.
 
최현재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건설사업 부문 신규수주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신규수주의 경우 3분기 말까지 2조원에 육박하고 있어 연간 기준으로 2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부채비율(341%)도 전년대비 40%p가량 줄어들었으며, 이자보상배율(1.50%) 역시 같은 기간 1.35%p 개선됐다.
 
한신공영은 3분기 영업이익 212% 증가,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등에도 불구하고 낮은 이자보상배율(0.86%), 높은 부채비율(661%)과 미청구공사액(1787억원)으로 '좀비건설사' 낙인이 찍히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적극적인 수주활동으로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했으며 작년 1분기부터 이어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년대비 209% 증가한 해외수주 실적(1억1972만달러)을 비롯해 공공부문에서는 업계 6위에 해당하는 8776억원을 수주, 대형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1508억원 규모의 경기 수원시 화성봉담 와우2지구(1140가구)를 수주하는 등 주택 정비사업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부분은 한신공영의 투자부동산만 2500여억원에 이르고 매각차익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 자산매각 등으로 부채비율이 줄어들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며 "내년까지 확보할 건설업에서의 이익잉여금 증가도 최소 12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최근 1~2년의 저조한 실적만을 근거로 '좀비기업'으로 분류된 것과 관련,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 자체가 불황인 현실에서 최근 10여년의 수주나 시공실적, 향후 계획 등을 반영해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1~2년 실적만으로 구조조정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은 억울하다"며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평가기준보다는 실질적 기준이 마련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2년간의 실적만으로 '좀비기업' 오명을 쓸 뻔했던 중견건설사들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코오롱글로벌 본사. 사진/코오롱글로벌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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