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에 비례한 정당보조금 배분' 여야 협상 이슈로 떠올라
2016-01-22 16:09:57 2016-01-22 16:10:00
여야의 선거구 획정 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자금법상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 방식의 변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21일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에서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 경제관련 쟁점법안에 대한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선거구 획정 문제에 있어서는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회동에서 정당득표율이 5%를 넘으면 비례대표 4석을 보장해주는 '최소 의석수'와 원내교섭단체 여부나 의석수에 비례해 지급되는 정당국고보조금을 득표율에 비례해 배분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여당에 제시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야당의 제의를 검토해 보겠지만 획기적인 (선거 제도) 변화에 대해서는 수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협상에서 '선거구 간 인구편차 조정 외 선거제도 문제는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오며 비례성 강화를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야당 제안을 일축해왔다. 
 
여기에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득표율 비례 보조금 배분' 방식은 현행 정치자금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이 역시 '비례성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정치자금법 27조는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에 대해 매 분기 총액(98억6000만원)의 50%를 20인 이상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되는 원내 교섭단체에게 균등하게 배분한 뒤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5%, 5석 미만인 정당에 2%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분하고 남은 보조금은 다시 잔여분의 50% 의석을 가진 정당의 의석수에 따라 지급하고, 그 잔여분은 국회의원 선거 득표율에 따라 정당에 지급한다.
 
각 정당은 보조금을 인건비, 사무소 설치·운영비, 정책개발비, 당원 교육훈련비, 조직활동비, 선전비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지역구 의석수가 비례대표 의석수의 약 5배에 달하고, 여야 거대 정당이 지역구 의석수를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정의당처럼 교섭단체가 아닌 원내 정당은 보조금 배분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교섭단체는 보조금 배분뿐 아니라 원내 협상에서도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여야 양당 지도부에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검토해줄 것을 끊임없이 요청해왔으며 올해 신년 인사회에서도 4월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석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국회사무처는 22일 '정당 후원 금지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과 입법개선과제'라는 자료에서 정당이 직접 정치자금을 모집하는 후원회를 둘 수 없도록 한 정치자금법 6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언급하며 "정당 후원회의 부활을 계기로 국고보조금의 적절한 규모와 배분 방식의 개선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2017년 6월30일까지 헌법불합치에 해당하는 정치자금법 6조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헌재는 정치자금법 6조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요지에서 "정당 후원회 제도가 폐지되기 전인 2005년의 정당 수입구조는, 국고보조금은 한나라당이 약 115억원(65.5%), 열린우리당이 약 119억원(54.6%)인 반면 민주노동당은 약 20억원(13.7%)에 불과했다. 반면 후원금은 한나라당이 약 2억7000만원(1.5%), 열린우리당 약 6억6000만원(3.0%)에 불과했지만 민주노동당은 약 55억원(36.7%)였다"며 "거대정당들은 정당 수입의 대부분을 주로 국고보조금에 의존했고 군소정당들은 후원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현재 국고보조금) 배분 구조에 따르면 국회에 의석이 없는 군소정당의 경우에는 국고보조금이나 기탁금을 거의 지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군소정당이나 신생정당의 경우 당비 외에는 재정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거대정당들이 국고보조금에 의존해 운영됨으로써 국가의 정치적 영향력이 가중되고 일반 국민과의 거리가 멀어지게 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난 18대 국회 정당별 의석 및 득표 현황을 보면 자유선진당은 6.9%의 득표율을 얻고도 지역구 14석, 비례대표 4석 등 총 18석의 의석을 챙긴 반면 친박연대는 13.18%의 득표율로도 지역구 5석, 비례대표 8석 등 총 13석 얻는데 그쳐 현행 선거 제도가 여론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 하고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득표율에 비례한 보조금 배분' 방식은 중·대선거구제로의 이동,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비례성 강화 방안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러나 헌재에서 지적했듯이 거대 정당들이 국고보조금 수령에 유리한 선거제도와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스스로 고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게 현실인 만큼 여야 협상 과정에서 진지하게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양당 원내대표, 정책이의장이 21일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회동하고 원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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