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의당이 최근 정치권의 주요 현안에 대해 새누리당의 정책 노선과 같은 입장을 보이며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 전략을 쓰다가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추궁을 받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강력히 추진 중인 노동관련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은 더민주와 뜻을 같이 하고 있지만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안보 이슈에 민감한 보수층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국민의당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도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안’을 요구하며 새누리당과 입장을 같이 했다.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은 당 정체성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한 위원장에 대해 “동의한다”며 동조하기도 했다. 또 한 위원장의 발언은 당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됐다. 국민의당 확대기조회의에 참석한 의원들 사이에서 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대체로 “너무 나갔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2중대 아니냐’는 식의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승만 국부론’에 이어 ‘테러방지법’과 ‘선거구’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의 입장은 새누리당과 입장이 같다”며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탈당 전에 힘드셨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 정체성 논란은 국민의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나온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더민주가 국민의당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따르면, 15~17일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더민주의 지지율이 24.5%로 국민의당 12.8%보다 지지율이 2배 가까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더민주가 여론조사기관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15~16일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더민주가 23.3%로, 국민의당 10.8%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앞섰다.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도 차질이 생겼다. 더민주에서의 탈당세가 점차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더민주의 탈당 행렬이 멈추고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꺾이는 상황이라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좀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쉽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19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김봉수 전 키움증권 부회장 영입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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