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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여론조사)국민 10명 중 8명 '새해 살림살이' 부정적
20대·40대, 살림살이 체감도 및 새해 전망 '적신호'
가계 부담으로는 세금·가계부채·생활비·교육비 순
2016-01-04 07:00:00 2016-01-04 07:00:00
박근혜정부 출범 3년 동안 국민이 체감한 살림살이는 이전보다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토마토>가 신년 기획으로 '박근혜정부 3년간 살림살이 개선 정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46.5%가 "이전보다 나빠졌다"고 답했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31.5%에 그쳤으며, "별 차이 없다"는 대답은 22.0%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좋아졌다"는 응답이 5.4%에 불과했다. 26.1%는 "좋아진 편"이라고 답했다. 반면 "나빠졌다"는 대답(46.5%) 중 "매우 나빠졌다"는 20.9%로, "나빠진 편"(25.6%)이라는 의견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여성(43.5%)보다 남성(49.5%)이 "박근혜정부 이전보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답한 가운데, 20대(61.0%)의 체감 살림살이가 가장 부진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채용규모가 줄어든 데다, 청년실업과 대학 등록금, 월세 문제 등이 20대를 옥죈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20대는 지난 한 해 동안 헬조선, 금수저, N포세대 등의 부정적인 신조어들을 쏟아내며 각박한 사회상을 반영했다.
 
중년층인 40대의 절반 이상(54.5%)도 살림살이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좋아졌다"는 22.1%, 이중 "매우 좋아졌다"는 2.5%에 그쳤다. 전 세대를 통틀어 살림살이 개선도가 가장 약했다. 반면 60대 이상의 44.1%는 박근혜정부 3년간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말해, "나빠졌다"(31.5%)는 답변을 유일하게 상회했다.
 
지역별로는 호남의 67.5%가 "나빠졌다"고 답해 전국에서 살림살이 정도가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45.0%도 살림살이가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영남(TK 41.8%, PK 40.4%)의 "나빠졌다"는 비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새해 살림살이 전망'도 극히 어둡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40.6%가 "현재와 비슷할 것 같다"고 답한 가운데, "나빠질 것 같다"는 의견(38.9%)이 "나아질 것 같다"는 긍정적 전망(13.7%)을 두 배 이상 크게 앞질렀다. 10명 중 8명이 새해 살림살이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는 6.9%였다.
 
사진/뉴스토마토
 
살림살이 개선도와 마찬가지로 여성(33.6%)보다 남성(44.3%)의 살림살이 전망이 더 부정적이었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전 연령대에서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을 크게 앞선 가운데, 20대의 절반가량(50.2%)이, 40대의 43.5%가 "나빠질 것 같다"고 답했다. 20대와 40대는 살림살이 체감 불만과 부정적 전망이 가장 높았다.
 
지역별 역시 살림살이 체감도와 전망이 비슷했다. 호남의 52.0%가 "새해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같은 비관론은 수도권(39.9%), 부산·울산·경남(37.7%), 대구·경북(35.4%), 충청(33.2%) 등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호남의 경우 3.8%만이 "새해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 같다"고 답해 어두운 지역경기를 반영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살림살이 중 가장 부담이 되는 항목'으로는 '각종 공과금 및 세금'(24.6%), '가계부채'(23.7%), '생활비'(21.8%), '교육·양육비'(17.1%), '주거비'(12.9%) 순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가계부채(24.9%)가 세금(23.9%)보다 더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세금(25.3%)과 함께 생활비(23.7%)를 가장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50대, 60대 이상이 ‘세금’을 현재 살림 중 가장 부담이 되는 항목으로 꼽았고, 30대의 29.0%는 가계부채, 40대의 30.5%는 자녀 교육 및 양육비를 가장 부담스러워했다. 세대별로 짊어지고 있는 부담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14.8%)과 충청(18.1%)이 다른 지역에 비해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높게 나왔다. 호남의 5.8%, 강원의 9.9%만이 주거비를 꼽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와 월세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제주의 경우 33.1%가 '교육·양육비'를, 호남(30.9%)과 부산·울산·경남(30.1%)에서는 '세금'을 가계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항목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조사를 주관한 이은영 여민리서치 대표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국민 절반가량의 살림살이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새해 살림살이 전망도 10명 중 8명이 유보적이거나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바닥인 체감경기를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차분석 결과를 인용, "가계부채를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의 절반가량(42.9%)이 새해 살림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며 "가계부채가 국민들의 경제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고용불안을 느끼는 사람들 중 53.8%가 새해 살림살이를 어둡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불안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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