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계, 인수합병 태풍 속에 생존 모색
2015-12-29 14:00:00 2015-12-29 14:21:33
올해 재계도 어느때보다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워진 경제 여건 속에 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조선과 철강, 해운 등 중후장대 산업은 업황 부진으로 1년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도전 속에서 기업들은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으로 생존 전략 마련에 여념이 없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비롯해, 삼성그룹 주요 화학계열사와 롯데그룹간 빅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등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수입차 강세가 두드러졌고, 반도체 시장에서는 중국기업의 몸집불리기가 위협으로 다가왔다. 통신시장 또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1년을 맞으면서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재계 인수합병 바람 거셌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등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9월 1일 통합 삼성물산의 출범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정점에서 그룹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10월 30일에는 삼성SDI 케미컬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3개사를 약 2조8000억원에 롯데케미칼에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시켜 재계를 놀라게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현대제철이 2월 동부특수강을, 7월에는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했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SK그룹은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SK㈜ 홀딩스는 11월 23일 이사회를 열고 OCI가 보유한 OCI 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원(주당 9만3000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쪼그라든 중후장대, 생존기반 마련 총력
 
국내 철강·조선·해운업계는 전례없는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비롯해 각 업종별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생존을 위한 몸집줄이기에 집중한 한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는 '중후장대' 전체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해운업계가 어려움에 빠졌고, 이로 인해 상선 발주량 역시 급감해 조선업계 역시 침체에 빠졌다. 이는 선박용 후판을 생산하는 철강업계의 수익하락으로 이어졌다.
 
업종별 어려움도 이어졌다. 해운업계는 글로벌 선사들의 초대형 상선 투입에 경쟁력 약화에 빠졌고, 조선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해양플랜트 산업에서 대규모 부실사태를 겪었다. 철강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해운업계는 올해까지 비핵심 자산 및 사업매각을 통해 총 5조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조선업계 역시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중견조선소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업체들의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철강업계 역시 고부가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포스코는 현재 국내 47개, 해외 181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오는 2017년까지 각각 50%, 30% 감축하기로 했다. 동국제강 역시 사옥 및 포항2후판 설비 매각 등 다운사이징에 집중하고 있다.
 
수입차 돌풍에 20만대 판매돌파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 한 해 수입차의 급격한 성장이 돋보였다. 2010년부터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수입차 업계는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20만대를 넘어섰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각종 악재가 잇따랐다.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과 BMW의 주행 중 화재사고, 자동차세 및 보험료 산정 기준 개정, 업무용 차량의 비용처리 제한 등 부정적 이슈가 많았다.
 
그러나 수입차 업계는 다양한 차종과 저렴해진 가격, 높은 연비 등을 내세우며 국산차를 위협했다. 2012년 10%에 불과하던 수입차 점유율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올해는 15%를 넘길 전망이다. 올 한해도 수입차 시장을 주도한 것은 독일 브랜드다.
 
올해 1~11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4개 독일차 브랜드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67.2%에 달한다. 베스트셀링 모델도 지난달까지 8269대 판매된 폭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이다.
 
단통법 1년, 통신시장 지형 바꿨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을 바꿔놓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지난 10월1일 1주년을 맞았다. 단말기 유통 시장에서 지원금 공시를 제도화해 이용자 차별을 완화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한 점이 성과로 꼽힌다. 가입 유형별 지원금 차등을 없애 번호이동에서 기기변경 중심으로 이동통신 소비 패턴이 전환됐다.
 
그러나 지원금 상한제로 인해 시장이 냉각되면서 제조사와 유통점의 경영난이 심화됐다. LG전자가 판매 부진을 호소하며 정부에 지원금 상한제 폐지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정부는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을12%에서 20%로 대폭 상향해 시장 부양을 유도했다. 해당 제도 가입자는 이달 들어 400만명을 돌파했다.
 
한편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지원금을 포함한 전반적인 단통법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까지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중국발 인수 열풍
 
올해 반도체업계 주요 화두는 '인수합병(M&A)'로 요약된다. 저금리 기조와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탓에 업계는 지각변동의 연속이었다. 숫자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올해는 12월 현재까지 지난해의 4배 수준인 1400억달러(158조원) 규모의 인수합병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큰 손'으로 꼽힌다. 지난 7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인수는 실패했지만 10월 190억달러에 세계 4위 낸드플래시 메모리업체인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했다. 반도체 분야 M&A 중 최대 규모였다. 같은 달 6억달러를 투자해 대만 반도체 패키지 업체인 파워텍 지분 25%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칭화유니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한국 기업과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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