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자동차 부품 업계엔 ‘빅뱅’이 터졌다. 독일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인 ZF가 미국계 자동차 부품업체인 TRW를 인수한 사건이다.
자동차 섀시와 파워트레인 생산에 경쟁력이 있던 ZF는 에어백, 브레이크, 부식방지 센서 등 안전부품에 강점이 있는 TRW를 인수하면서 보쉬에 이어 세계 2위 부품업체로 우뚝 섰다.
9위, 11위 기업이 손을 잡으니 단숨에 세계 ‘넘버 2’가 됐다. 여기에 전 세계 부품업체들은 무릎을 쳤다. '바로 인수합병(M&A)이구나!'
이처럼 스마트 자동차 증가, 모듈화 확대, 소프트웨어 제작 등이 화두로 떠오르는 부품업계에서 신기술에 대한 흡입능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현상을 “자동차 부품 시장에 대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 문장으로 압축하기도 했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다국적 부품업체 60%이상은 내년까지 1회 이상의 M&A를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내년엔 바람이 더 크게 불 전망이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중국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화역자동차시스템(화역자동차)이다. 국내와 해외를 망라하며 신기술을 흡입하고 있는 ‘부품생산 괴물’ 화역자동차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자동차 부품업계의 ‘백화점’
화역자동차시스템은 중국 최대의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이다. 본사는 상하이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기준 전국 20개성에 261곳의 R&D 센터와 제조공장,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다. 미국, 독일, 호주, 인도 등에도 총 14개의 생산 기지를 설립했다.
중국 1위 자동차업체인 상해자동차그룹(SAIC) 산하의 부품업체로 상해자동차는 화역자동차의 지분을 60%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화역자동차는 SAIC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독자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SAIC의 경우 화역자동차 외에도 총 5개의 부품 자회사가 있다. 이중 화역자동차는 지난 2009년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또 다른 고객업체들도 적극 물색하면서 SAIC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현재 상해 외에 제일(CFGC), 동풍, 장안 자동차 등에도 부품을 판매하고 있다.
생산품목은 크게 내외장재(시트부품, 실내 인테리어 등)와 차량 내부의 기능성부품(조향시스템, 제동시스템 등) 그리고 금속부품(트랜스 미션, 피스톤 등)으로 나뉜다. 지난 2014년 기준 각각 판매비중은 80%, 18%, 2%를 차지하고 있다. 품목에서 알 수 있듯 다양한 부품들을 생산하는 백화점식 사업구조를 띄고 있다.
M&A, 합작투자로 향후 전망 '맑음'
올해 화역자동차는 자동차 업계 부진에 따라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올해 3분기 실적(7~9월)에서 화역자동차의 매출은 220.2억위안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3%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0.5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감소했다.
3분기 순이익의 경우 중국 자동차 업계 전체의 부진과 협력 사업으로 인한 초기비용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역자동차는 존슨컨트롤즈와 함께 지난 7월부터 차량 인테리어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3분기 순이익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자동차 구매세 인하로 4분기부터 전망이 어둡지 만은 않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0월 자동차 판매량은 총 193만여대로 전월대비 10.6%증가, 전년 동기대비 13.3% 증가했다.
여기에 국내외 부품사들과의 적극적인 협력모색 역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화역자동차는 이미 일본 고이토, 미국 비스티온, 죤슨 등 58개 기업과 M&A나 JV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협력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2013년에는 미국 자동차 부품제조사인 비스티온과 JV를 설립해 인테리어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듬해에는 세계 1위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인 존슨사와 공동 출자하여 합작회사를 설립, 존슨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BMW, 벤츠 등에 부품을 납품하며 공급력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섀시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상해회중자동차제조사를 인수할 예정이다.
스마트 자동차 사업 진출로 글로벌 부품사로 도약할 준비도 하고 있다. 최근 화역자동차는 스마트 운전 센서 시스템을 구성하는 영상, 원적외선, 레이더 등의 연구 개발에 3억800위안을 투자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2016년의 예상 매출액은 내년보다 12.6% 증가한 1012억8400만위안, 순이익은 12% 증가한 55억4500만위안을 기록할 전망이다.
화역자동차의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다. 동종 업계인 만도(12.8배), 콘티넨탈 AG(13배), 마그나오토모티브(12.1배)보다 낮은 수준이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간쑤성 란저우에 위치한 화역자동차 사무실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