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중소지역상인들의 거센 반발로 주춤하던 기업형 수퍼마켓(SSM) 개점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대응하는 상인들의 움직임도 다양화되고 있다.
상인들은 사업조정신청 등 행정력을 동원해 SSM의 개점을 합법적으로 막는 한편, 해당 대기업의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직·간접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입점을 막겠다는 태세다.
◇ 급한 불부터 끄자..사업조정신청 '봇물'
해당지역 상인들은 우선 사업조정신청을 통해 SSM의 입점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사업조정신청이 접수되면 대기업은 그 지역의 점포 개점을 미루거나 점포를 개점하더라도 취급품목 등의 제한조치를 받을 수 있다.
17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14일까지 접수된 사업조정신청건수는 서울 17건, 부산 6건, 경기도 5건 등 모두 49건이다.
이 중 시·도 지자체로 이관된 건수는 34건으로, 실제로 개점 일시정지 권고가 내려진 곳은 서울 롯데슈퍼 목동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방점 등을 비롯해 부산 GS슈퍼, 탑마트 3곳 등 23개의 점포에 달하는 등 중소상인들의 대응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실질적인 효과가 나오자 상인들은 향후 사업조정건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중소상인의 입장에서는 사업조정신청제가 본질적인 규제책이 나오기 전까지 대기업의 출점을 제재할 방안이라 여기지만, 일부 SSM이 사실상 개점 일시정지 권고를 받고도 영업을 계속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기업이 출점을 계속하는 한 사업조정신청 건수도 비례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대기업 제품 불매운동까지.."안티 대기업"
지역상인들은 사업조정신청과 함께 해당 대기업의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SSM문제로 촉발된 중소상인과 대기업 간의 갈등이 '안티 대기업' 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각 지역 상인연대가 대형유통업체의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SSM 확장 계획을 철회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갈등의 불을 지폈다.
청주지역 상인들은 청주시 금천동에 입점한 삼성 홈플러스 개점에 반대하며 삼성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동 지역 상인들은 롯데슈퍼의 무리한 확장에 반대하며 슈퍼마켓협동조합회를 동원해 이들 조합 소속 매장에 롯데계열사 제품을 들이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회 측은 "지역별로 진행되는 불매운동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주에 열리는 이사회 결과에 따라 롯데계열사 제품 불매운동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 대기업 "그래도 입점은 계속"..문제해결 '난항'
지역사회와 중소상인들의 이같은 저항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SSM 확장시도는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대방동과 반포동 등 4개 점포를 개점해 162호점을 열었고, 이마트도 지난달 말 에브리데이 8호점(쌍문동)을 연 데 이어, 지난 12일 삼성동에 9호점을 오픈했다.
롯데슈퍼는 13일 150호 홍제점을 개점했고, GS슈퍼도 지난달 구미역사점을 오픈하며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없는 곳을 중심으로 SSM확장을 꾀하고 있다.
한 유통대기업 관계자는 "향후 개점 계획은 영업기밀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상인들의 반발과 관련 지자체 움직임을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며 "올 초 사업계획에서 이미 확정된 부분인데 개점을 미루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의 확장 계획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중소상인들의 반발에 각 지역 의회도 법 개정에 나서고 있어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수원시 의회는 이날 임시회를 열어 유통산업발전법 정을 촉구하는 '기업형 수퍼마켓의 무분별한 진출 저지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같은 갈등 속에서 18일 중소기업청이 해당 지역 상인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문제 해결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지 주목된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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