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약설에 '부글부글'…뺄셈정치로 가는 민주·조국 '합당'
'조문정국' 끝나자…'합당 제안' 철회 요구
김민석·정청래 '당권 경쟁'과 맞물린 합당
"합당 명분은 확실…'시너지 효과'는 글쎄"
2026-02-01 18:01:53 2026-02-01 18:01:53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조문 정국'을 끝으로 다시 본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전격 합당 제안에 내부에선 비토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외부에선 조국혁신당과의 기싸움이 팽팽합니다. 정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합당을 전제로 지분 거래를 마쳤다는 이른바 '밀약설'까지 제기되며, 통합과는 거리가 먼 '뺄셈 정치'로 흐르고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1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을 나누기 전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깜짝 합당' 찬반에 '시끌시끌'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를 향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은 여기에서 멈춰주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합당 제안은 깔끔하게 거둬들이고, 우리가 지금 가장 잘해야 할 일에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습니다.
 
한 의원은 "합당이 전국적인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객관적인 근거와 지표는 무엇인지, 후보·정책연대 등 다양한 협력 방식이 있음에도 왜 반드시 합당이어야 하는지,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이 질문들에 대해 당원과 국민께 충분한 설명과 공감이 없다면 합당 논의는 '득보다 실'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총리가 숨을 거둔 지난달 25일 이후 잠시 중단됐던 당내 합당 논쟁이 장례식을 마친 바로 다음 날부터 불이 붙은 겁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당대표의 제안은 양당 통합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원들과 함께 '공론화'의 문을 열어보자는 것"이라며 "통합은 필승, 분열은 필패"라고 받아쳤습니다.
 
조국혁신당과의 융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상당합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서 합당 시 '조국과 혁신당의 DNA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조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합당은 'DNA 보존'이 아니라 '승리를 위한 통합'이 돼야 한다"고 직격했습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SNS에서 "조국혁신당은 토지공개념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고, 조 대표 역시 최근 대표 선출 과정에서 이를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이는 사유재산권을 보장한 헌법 정신과 충돌 소지가 크고, 이미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인 오늘의 대한민국 현실과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민석 등판'에 '밀약설'까지
 
이 전 총리 추모 기간에도 밀약설 등이 제기되며 양당은 신경전을 이어갔는데요. 밀약설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한 민주당 의원과 국무위원 간의 대화 내용에서 확산됐습니다.
 
한 국무위원이 민주당 의원에게 조국혁신당의 공지와 함께 "밀약? 타격소재", "밀약 여부 밝혀야", "당명 변경불가, 나눠먹기 불가"란 메시지를 보낸 건데요. 정 대표의 '깜짝 합당' 제안에 조 대표와 이미 지분을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여전합니다.
 
이에 조 대표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백낙청TV'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정 대표와 여러 번 만나 밀약을 한 것처럼 음모론을 피고 있다"며 "서로 역할을 분담해서 짰을 것이라는 온갖 허위 소문을 내고 있는데 너무 황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조국 대표가 공동대표를 하면 좋겠다"고 언급하자,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에서는 여러 상황상 합당 문제는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강 최고위원은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양당의 합당은 민주당 내 '당권 경쟁'과 맞물리며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총리가 정 대표와 조문 정국에서 '맏상주' 경쟁 모습을 보이는 등 당권 경쟁 기류가 커지는 상황에서 합당을 둘러싼 갈등도 격화될 전망입니다.
 
김 총리는 지난달 27일 공개된 유튜브 '삼프로TV'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합당 제안과 관련해 "이 시점에 그런 방식으로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지 않나"라며 "추진 방식이나 시기가 실제로 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냐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는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커지는 회의론…합당 가능할까
 
민주당 내부에선 회의론이 증폭되며 합당 '시너지 효과' 미비를 우려하는 시선이 짙은 상황입니다.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해지거나 오는 6·3 지선에서 파급력을 내지 못한다면 '정청래 리더십'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내부에서도 합당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미 지방선거 경선 구도가 다 짜인 가운데 갑작스러운 합당이 불러올 혼란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언젠가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할 것이란 공감대는 있다"면서도 "시기와 방법에 대한 회의론이 존재한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정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은 조국혁신당은 급할 것이 없다는 기조입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우리들이 제안한 정치개혁 사안 등을 민주당이 수용한다면 합당에 대해 고민을 못 할 건 없다"며 "이에 대한 정 대표의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상호 신뢰를 훼손하는 정략적 공세가 지속 확산돼 희망의 정치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면서 "우당을 향한 조직적 허위 사실 유포 묵인은 제안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잡음에도 지선 전 양당의 합당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입니다. 서양호 정치와사람연구소장은 "'범민주 진영 단일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선거를 앞두고 합당의 명분은 충분하다"면서 "다만 변수는 합당 실효성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양당의 지역·세대 기반이 비슷한 만큼 취약지역 보완은 약할 수 있다"며 "차기 대권 잠룡군인 조 대표가 들어올 경우 이 대통령으로 집중돼야 할 국정 운영의 원심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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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1 20:16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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