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며 입지가 한층 높아지게 됐다.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에너지·화학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임하게 된 정 사장을 필두로 SK그룹이 내년에 에너지·화학 분야를 한층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SK그룹은 16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에서는 신규 임원 선임자 22명, 사장·부사장·전무 승진자는 10명이 나와 지난해에 비해 임원 인사폭이 컸다.
SK그룹은 이번에 승진한 김영태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을 포함해 '부회장 5인' 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SK그룹은 그동안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회장 3인과 함께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 회장의 사촌 동생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삼성전자 사장 출신의 임형규 ICT위원회 위원장 등 부회장 3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정철길 사장은 지난해 사상 초유의 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에 부임한 후 올해 2~3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 공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 승진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었지만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만큼 그룹에서는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기업가치 혁신을 위한 각 사별 책임경영 강화와 과감한 발탁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 추진, 글로벌 사업개발 및 성장 동력 발굴 등 3가지 방향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SK종합화학 대표이사 사장에는 김형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사장은 SK그룹과 SK이노베이션에서 기획·재무부서를 두루 거치고 2013년부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초대 CEO를 맡아 회사 성장기반을 견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전임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게됐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대표이사 사장에는 40대 초반의 송진화 SK이노베이션 Biz. Innovation 본부장이 발탁됐다. 송 신임 사장은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산업시스템공학 박사 출신으로 엑손모빌 등 글로벌 기업을 거쳐 2011년 SK이노베이션에 합류했다. 경영에 과학을 접목시켜 각 사업 분야의 효율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최적화(Optimization) 전문가인 송 사장이 앞으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신성장과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조직 개편에서 E&P(석유개발)와 B&I(배터리·정보전자소재) 부문에 '사업대표제'를 도입해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과 창출과 독자적인 성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SK에너지는 해외 정유사들과의 글로벌 파트너링 추진 및 글로벌 단위의 신규 사업발굴 등을 위해 '글로벌사업개발실'을 신설했다. 울산CLX 부문장의 직책은 울산CLX '총괄'로 격상했다.
SK종합화학은 중국에 전략본부와 글로벌성장추진실을 신설해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성장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실행력 강화를 위해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의 주 근무지를 중국 상하이로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SK루브리컨츠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RHQ(지역본부)'를 신설해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Corp. Value-Up 추진실'을 신설하고 해외 제휴선 발굴 및 기업 인수합병(M&A) 활동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항수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지난해 사상 초유의 적자 충격을 딛고 올해 흑자 전환을 이끌어낸 경영성과가 이번 인사 폭 등에 영향을 미쳤다"며 "내년에도 구조적 혁신 및 글로벌 성장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해 지속적 성장기반을 다지겠다는 경영층의 의지와 구상이 잘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