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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왕' 손흥민, 골 위해서는 중앙으로?
2015-12-11 13:36:00 2015-12-11 13:36:0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도움 행진'을 벌이고 있는 손흥민(23·토트넘)에게 남은 과제는 9경기 동안 터지지 않고 있는 득점이다. 평소 도우미 역할보다는 호쾌한 슈팅에 이은 골이 어울리는 선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가운데 올 시즌 손흥민의 기록을 살펴보면 기존에 주로 활약했던 측면보다는 중앙에서의 움직임이 되려 효율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손흥민은 11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조별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AS모나코(프랑스)를 상대로 2도움을 올렸다. 팀의 4-1 승리에 기여하는 동시에 올 시즌 유로파리그 4번째 도움을 신고하며 이 부문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경기력과 움직임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공격의 방점을 찍어줄 득점이 본래 역할이란 점에선 아쉬움으로 남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리그컵, 유로파리그를 합해 12경기에 나서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출전 경기 수와 비교해 뛰어난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부상 복귀 이후 3개월 동안 골망을 흔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선 여론이 갈린다.
 
손흥민의 올 시즌 경기를 복기해본다면 측면 출전이 아닌 중앙 포지션에서 활동할 때 대부분의 공격포인트가 나왔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과거처럼 측면에서 중앙을 파고 들어가다가 득점을 올리는 모습이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열린 AS모나코전만 보더라도 손흥민은 해리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2개의 도움을 올렸다는 점에선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첫 골을 기록한 지난 9월18일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전 역시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23분 교체돼 나갈 때까지 2골을 폭발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 첫 골을 신고한 9월20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케인 바로 뒤 2선 중앙 공격수로 출전해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1-0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포인트라는 측면에서 시야를 넓혀 도움 기록을 봐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11월6일 유로파리그 안더레흐트(벨기에)전에서 팀의 2-1 승리 결승골을 도울 때도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돌진하다 뎀벨레에게 슈팅 기회를 내줬다. 11월27일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전에서는 코너킥 상황에서 골대 정면으로 온 공을 머리로 돌려놔 케인의 득점으로 연결했다.
 
실제 외신과 축구 전문 사이트를 둘러보면 손흥민을 측면 공격 자원이 아니라 케인이나 조시 오노마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혹은 중앙 공격수로 분류해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측면이나 2선에서 활약하는 라멜라나 에릭센 같은 선수가 미드필더로 분류된 것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닷컴'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뛸 때 8.46점의 평점을 받으며 가장 후한 점수를 받았다.
 
뒤를 이은 높은 평점이 중앙 2선 공격수로 나서며 받은 7.38이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뛸 때(6.19)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을 때(7.21)를 모두 놓고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평점이란 게 절대적인 평가는 아니지만 하나의 지표로써 참고 사항 정도는 될 수 있다.
 
토트넘을 이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입을 주목해도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4일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케인처럼 공격적인 선수들을 보유했다. 손흥민과 샤들리가 모두 스트라이커로 뛸 수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나 중앙 2선 공격수 출전은 그의 이런 관찰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포체티노 감독은 인터뷰 끝에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스트라이커 자원이 아니다. 다음 이적시장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역할과 더불어 토트넘의 선수 보강까지 여전히 변수가 많은 셈이다.
 
가장 중요한 건 손흥민의 시원한 골이겠으나 이제는 그가 어디서 뛰는지도 주목할 사안으로 떠올랐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토트넘의 손흥민. 사진/토트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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