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쟁점 법안'만 처리하고 문 닫은 정기국회
평행선 달린 여야, 막판까지 갈등…자동차관리법·무역보험법·유통법 개정안 등 통과
'경제활성화' 법안 합의 못해…임시국회도 파행 우려
2015-12-09 16:25:56 2015-12-09 17:02:58
여야는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 본회의를 열어 '무쟁점 법안'들을 처리했다. 정부·여당이 전방위로 압박한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 5법'은 끝내 정기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1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한 상태여서 여야 갈등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친 법안들만 통과시켰다. 법사위는 전날 밤늦게 120여개 법안을 가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지도부가 지난 2일 '정기국회 내 합의 후 처리'하기로 했던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6개 쟁점 법안은 처리되지 않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20일 발효를 앞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무역조정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FTA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무역조정 지원제도를 활성화하도록 했다.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게끔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피해 사실만 입증되면 무역조정지원 기업으로 지정하려는 것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무역보험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무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무보 금융업무를 검사하도록 한 것이다. 수조원대의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RG) 손실과 지난해 사기대출로 금융권을 뒤흔든 '모뉴엘 사태'의 영향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여야 의원 10명이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통합돼 국토교통위원회 대안으로 의결됐다. 개정안은 자동차 제작사가 결함을 파악하면 즉시 리콜하고, 늑장 리콜을 했을 때 매출액 100분의 1을 과징금으로 내도록 했다. 또 늑장 리콜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제작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도록 했다. 연비를 포함한 자동차 안전 기준 등을 위반했을 때의 과징금도 상향 조정했다.
 
복합 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규모 점포가 문 열기 전에 지역 차원에서 보다 철저히 검토하는 내용이다. 현행법도 상권 영향을 평가하고, 지역 협력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지만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의무적으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의견을 듣고, 전문기관에 조사도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 시작 30일 전에 개설을 예고하게 돼 있는 조항은 60일로 바꿨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법안들도 눈에 띈다.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 계획과 실적을 국회에 제출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대규모 국책사업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수요를 사전에 검토해서 중소기업의 참여를 늘리는 방안도 담았다. 새정치연합 전순옥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개정안 역시 본회의를 통과했다. 중소기업 업종별·기능별로 설립한 전문생산기술연구소에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든 것이다. 지역 특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술 연구소는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등을 지원받았으나 최근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지원 근거가 사라진 상태였다.
 
한편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날까지도 기싸움을 벌였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은 정의화 국회의장 중재에도 차가운 분위기 속에 성과 없이 끝났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서비스법과 원샷법을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를 거듭 압박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국회 입법권을 부정하는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대통령이 하명한 법안들을 날치기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는 정국 파행만을 예고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가 19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정의화 국회의장(가운데) 중재로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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