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사시 존폐논란 점입가경
자퇴 결의·출제 거부에 형사고발까지
본질 떠나 세대결 구도로…“국민에 부끄럽다” 자성도
2015-12-08 09:20:03 2015-12-08 15:48:47
지난 3일 사법시험 폐지를 4년 유예한다는 법무부의 발표 이후 사시 존치를 둘러싼 법조계 내홍이 형사 고발과 폭로전으로 치닫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변호사 단체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로스쿨 출신 변호사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가 갈등 구도를 빚고 있다.
 
학계에서는 전국법과대학교수회·대한법학교수회(찬성)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반대)가,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찬성)과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반대)가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시 수험생들, 삭발식·헌법소원·형사고발 전방위 압력
 
7일 사시 수험생 3명은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며 "서울대 로스쿨 귀족들의 막가파식 자퇴쇼에 흙수저는 분노한다"며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병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시 수험생 106명은 나승철 변호사(39·사법연수원 35기·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사시 존치 법안 심사 지연은 기본권보호의무 위반"이라며 법사위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시 수험생을 대표하는 '고시생 모임'은 "떼법을 쓰는 로스쿨 학생들의 자퇴서를 즉각 수리해달라"며 "자퇴서 제출을 강요한 로스쿨 학생 협의회와 관련자들을 상대로 형사고발할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쿨생들, 자퇴 결의·릴레이 시위 등 총 동원
 
앞서 4일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재학생 자퇴를 결의, 남은 학사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의결했다.
 
7일 사시 존치에 반대하는 로스쿨생들 또한 시위에 돌입했다. 릴레이 1인 시위에서 첫 주자로 나선 장시원 서울대 로스쿨생은 "지난 3일 법무부가 2017년 예정돼 있던 사법시험 폐지를 4년간 유예하자는 내용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표명한 데 대한 항의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 배경을 밝혔다.
 
이날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는 "(자퇴 결의를 한) 학생들의 진정성을 알아달라"며 "개인적인 이익에 급급해 로스쿨이 법조인 양성 제도로서 갖는 긍정적인 면을 은폐하고, 로스쿨 학생들을 이익집단으로 몰아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도 "법무부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사법개혁의 대원칙을 저버렸다"며 "국회 입법과정에서 법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변호사 단체·학계 입장 갈려, 폭로·규탄 등 갈등 심화
 
서울변호사회는 7일 "로스쿨협의회가 '출제 거부'로 법무부를 압박하겠다는 발상은 자신들이 아니면 법조인 선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과 우월감의 표출"이라며, 법무부의 발표에 반발해 법무부 주관 시험 출제 거부를 선언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를 비판했다.
 
앞서 4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25개교 대학원장이 모두 참석한 긴급총회를 열고 법무부가 주관해 시행되는 사시 및 변호사시험과 관련한 모든 협조를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반면 한법협은 "사시출신 저연차 변호사의 비리비율이 로스쿨 출신보다 40배 높다"고 주장하고 "로스쿨은 사법개혁을 위해 도입됐다"면서 "사시존치는 이런 개혁을 좌절시키는 퇴보"라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는 대한법학교수회가 이날 "법무부의 발표를 철회하지 않으면 법무부 장관 퇴진운동을 하겠다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 단체는 국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고, 앞서 지난 3일에는 전국법과대학교수회가 "사법시험을 일단 존치해야 한다는 법무부의 금번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대해 일단 다행스럽게 여긴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반대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3일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방침을 법무부가 저버렸다"고 비판한 데 이어 다음날인 4일 긴급총회 이후 "사시 및 변시 출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대결 일변도로 치닫는 양측에 대한 법조계 내부 시선도 곱지 않다. 고위 검찰 출신의 한 원로 법조인은 “양측 주장이 대결구도로 격화될수록 해법은 물론 국민들의 신뢰마저 잃게 될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고위 법관 출신의 다른 원로 법조인도 “지금 사태는 사법개혁이라는 본지를 이미 떠나 있다”며 “가뜩이나 법조계 불신이 만연한 상황에서 국민들 보기 민망하다”고 개탄했다. 
 
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앞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왼쪽부터 김종근, 박원호, 박정민)들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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